무쏘·티볼리·토레스 달았던 '쌍용차' 브랜드…'이젠 안녕'
입력
수정
35년 만에 역사 속으로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쌍용자동차가 35년 만에 사명을 KG모빌티리로 바꾸고 새 출발한다. 쌍용차는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주총에서 정관 변경이 승인되면 1988년 시작된 쌍용차 브랜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22일 'KG모빌리티'로 새 출발
곽재선 회장 "사명 변경 고민 많았다"
1988년 '쌍용차'로 사명 변경...지난해 KG그룹 인수
쌍용자동차의 전신은 1954년 설립된 '하동환자동차제작소'다. 고(故) 하동환 전 환원그룹 명예회장은 서울의 '드럼통 버스왕'으로 불리던 자동차 기술자다.하동환자동차제작소는 1967년 신진자동차와 업무제휴를 맺고 1974년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을 합작 설립했다. 같은해 10월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은 하드탑과 소프트탑, 픽업 등 다양한 신진지프 차량을 선보였다. 신진지프가 훗날 쌍용차 코란도의 전신 모델이 된다. 이어 1977년 동아자동차로 상호를 변경했다.이후 건설이 주력인 쌍용그룹이 1986년 11월 하 전 명예회장 지분을 전량 인수해 1988년부터 현재 사명인 쌍용차로 변경됐다. 쌍용차가 내놓은 코란도 훼미리, 무쏘 등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쌍용차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1998년 대우그룹에 매각됐지만 대우그룹이 무너지면서 1999년 다시 채권단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쌍용차는 2000년 대우그룹 계열에서 완전히 분리됐고 2005년 중국상하이자동차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하지만 상하이자동차가 인수 당시 약속했던 투자를 이행하지 않은 데다 기술 유출 논란까지 일었다. 상하이차가 인수 후 출시한 차량들도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쌍용차는 2009년 기업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듬해인 2010년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그룹으로 다시 매각됐다. 법원은 2011년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내리면서 쌍용차는 26개월여 만에 첫 번째 회생절차를 졸업했다.
쌍용차는 2015년 출시한 소형 SUV 티볼리가 흥행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이루는 듯했지만, 소형 SUV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판매량 감소로 적자를 이어간 쌍용차는 2020년 12월 결국 두 번째 기업회생을 신청했다.이듬해인 2021년 1월 마힌드라그룹이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고 같은해 4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월 에디슨모터스와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에디슨모터스가 기한 내 인수 대금을 내지 못하면서 같은해 3월 계약이 해제됐다.
쌍용차는 재매각을 실시, 지난해 8월 KG그룹의 인수대금 완납으로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최종인가 하면서 18년 만에 국내 기업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사명 변경 두고...곽재선 회장 "고민 많았다"
이번 사명 변경은 쌍용차를 인수한 KG그룹의 의지가 담겼다. 지난해 9월 공식 취임한 곽재선 회장은 사명 변경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면서 "쌍용차 팬덤도 있지만 그동안 씌워져 있던 아픈 이미지도 있다. 앞으로 새로운 차에도 KG라는 이름을 붙여서 나올 것"이라고 언급헌 바 있다.쌍용차는 KG그룹에 인수된 이후 경영 정상화에 나섰고, 신차 토레스가 흥행하면서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 1120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올해는 4년 만에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오는 31일 열리는 서울모빌리티쇼에 참석해 전시관을 꾸리고 토레스 전기차 'EVX'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코란도 후속 모델인 'KR10'(가칭)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