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 다시 열린다…게임주 모처럼 '방긋'

넥슨게임즈·데브시스터즈·넷마블 등 상승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들어 하락세가 이어지던 게임주들이 중국의 판호 발급에 모처럼 주가가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넥슨·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이 판호를 발급받으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판호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업체들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게임 한한령’ 해제에 주가 쑥

21일 데브시스터즈는 12.87% 오른 4만9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하루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날 넥슨게임즈는 13.76% 오른 1만6700원, 넷마블은 6.30% 오른 62400원에 각각 마감했다. 이외에도 크래프톤(2.42%), 네오위즈홀딩스(4.01%), 티쓰리(4.19%), 한빛소프트(6.18%) 등도 강세였다.주요 한국 게임들이 중국 당국의 ‘외자판호’를 발급받으면서 주가가 크게 뛰었다. 전날 중국 국가신문출판사는 27개 게임들에 대해 외자판호를 발급했다. 이중 한국 게임은 △넷마블에프엔시의 ‘일곱개의 대죄’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킹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H5’ △티쓰리가 개발 중인 ‘오디션’ IP(지적재산권) 게임 5개다.

지난해 12월28일 한국 게임 7개가 외자판호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에도 복수의 게임이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으면서 ‘게임 한한령’이 완전히 해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게임사들은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한국과 중국 정부의 외교 마찰이 일면서 외자판호를 거의 받지 못했다. 2017~2021년 사이 외자판호를 받은 한국 게임은 3개에 불과했다.

증권사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끈 게임들이 판호를 받으면서 실제 중국 내 흥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넥슨의 블루아카이브는 지난 1월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루아카이브'의 중국 지역 퍼블리싱은 서브컬처 게임 명가로 꼽히는 중국 업체 요스타의 자회사가 맡아 흥행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넷마블 실적에 각각 기여중인 '일곱개의 대죄'가 판호를 받은 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다음 판호 받을 기업에 주목

중국 내 게임 시장의 빗장이 풀리면서 게임주 주가 전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외자 판호를 받을 만한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올 들어 게임주들은 시장 대비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국내 주요 게임주들이 편입된 ‘KRX K-게임뉴딜지수’는 연초 이후 전날까지 4.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6.39%, 코스닥지수 18.09%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되면서 성장주들의 실적 부진이 예상됐고, 신작 출시로 인한 주가 부양 효과도 미미했던 탓이다.증권가에서는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향후 판호 발급이 기대되는 종목들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하나증권은 위메이드를, NH투자증권은 카카오게임즈와 네오위즈, 엔씨소프트를 외자판호 발급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연초 이후 주가가 7.2%, 엔씨소프트는 12.05% 하락했다. 위메이드와 네오위즈는 연초와 비교하면 주가가 올랐지만 고점에 비해서는 각각 15.8%, 7.8% 빠졌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진했던 게임주 주가는 중국 외자판호가 발급되지 않는 점에 대한 실망감도 크게 반영됐다"며 "현재 게임 섹터의 투자 매력도는 매우 높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