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새통' 응급실 더는 안돼…응급실 환자경중 따라 나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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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일별 지역 당번병원제 등 네트워크 강화…지역 응급의료 공백 최소화
"사는 지역에 믿을 수 있는 응급실…전국 어디서든 1시간 내 진료" 앞으로는 단순 찰과상으로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게 되면 다른 병원으로 돌려보내지거나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 정부는 응급의료기관의 과밀화를 막고 분초를 다투는 중증응급환자가 신속한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증, 중등증, 경증 응급의료기관을 명확히 구분하고 환자가 중증도에 맞는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게 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가 21일 발표한 제4차 응급의료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각각의 역할이 모호한 권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기관 체계를 중증, 중등증, 경증 응급의료기관으로 기능을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지난 세 번의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통해 응급의료기관 체계를 구축하고 이송 및 진료 기반을 강화하는 등 응급 의료 대응 체계를 발전시켜왔지만, 개선된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한 응급실에 심뇌혈관 등 중증응급 환자부터 단순 타박 등 경증 환자까지 다양한 환자가 뒤섞이면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어려워지고, 결국 중증응급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 '환자 뒤섞인' 응급실 더는 안돼…중증도 기준으로 체계 개편
정부는 이번 4차 기본계획에서 응급의료체계 전반을 재구조화해 현장·이송, 병원 단계에서의 대응을 효율화하고, 협업을 유도하는 데 방점을 뒀다.
먼저 현재 권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구분되어 있으나 그 역할이 모호한 응급의료기관 체계를 각각 중증, 중등증, 경증 진료 기능으로 명확히 한다. 이를 위해 시설·인력·장비 중심인 각 응급의료기관의 지정 기준에 수술, 시술 최종치 역량을 포함할 계획이다.
구급대와 병원간 중증도 분류기준을 통일해 구급대가 적절한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도록 하고,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고 응급실을 찾는 경우에도 119 구급상황관리센터 상담을 통해 중증도에 맞는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도록 안내한다.
그럼에도 무작정 큰 병원을 찾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응급환자가 중증응급환자를 담당하는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우 다른 적정한 병원·응급실을 안내하거나 높은 본인부담금을 사전 안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이들 응급의료기관의 명칭을 중증응급의료센터·응급의료센터·24시간진료센터로 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오히려 현장의 혼선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 계획에는 이들 새 명칭을 제외했다.
대신 센터의 새 명칭과 기능, 지정기준, 보상방안 등은 이해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협의체 논의를 거쳐 올해 안에 응급의료기관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24시간, 365일 대응이 어려운 중증응급질환의 경우 지역별로 병원간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하도록 해 응급의료 공백을 막는다.
요일별 당번병원제 형태의 순환당직을 통해 중증응급질환에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하고 이후 적정한 치료 제공이 어려운 경우에는 타 의료기관으로 쉽게 전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네트워크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협진에 대한 건강보험 보상을 늘리고 현재 개별 응급의료기관 단위인 수가·보상을 응급의료기관간 협력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지역내 구급대, 의료기관, 의료기관간 네트워크 등이 이송, 진료, 전원 등 전 과정에 협업하도록 지역응급의료체계 평가를 도입하고, 그 결과를 보조금 규모 등과 연계한다.
그러나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서는 순환당직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향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저희도 이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단기 보완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응급의료기관 체계 개편이 시범사업을 거쳐 안정화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증응급의료센터는 순환당직제도를 강제화하거나 평가에서 가점을 주는 등 유인책을 마련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국 어디서든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시간 안에 진료받을 수 있도록 권역별 수요, 의료자원 분포 등을 고려해 중증응급 인프라가 더 필요한 지역에는 추가로 중증을 담당하는 응급 의료기관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미 중앙응급의료위원회 의결을 통해 서울서북, 부산, 경기서북, 경기서남, 충남천안 등 5개 권역에 권역응급의료센터 추가 지정을 추진하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응급환자 전용 입원실 관리료를 신설하고 응급환자 전용 중환자실 관리료를 가산하는 동시에 응급환자 전용 입원실과 중환자실의 체류 시간을 제한하는 등 응급의료기관의 인프라가 응급환자에게 우선적으로 활용되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한다.
복지부는 또 의료인력이 부족한 취약지역의 응급의료 모델 개발에도 나선다.
시범사업으로 도시에 근무하는 의료인력의 취약지 순환·파견 근무 모델 검토에 나선다.
◇ 질환별 진료가능 정보 실시간 전달…응급구조사가 심전도 측정
정부는 현재 응급의료체계가 응급 현장·이송 단계, 응급실 진료, 수술·입원 등 최종진료 사이에 전달체계가 매끄럽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할 때 업무가 제한돼있어 환자의 중증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각 응급의료기관의 진료 가능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없어 응급환자의 빠른 이송, 진료를 어렵게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국가시험을 거친 1종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에 ▲ 심전도 측정 및 전송 ▲ 심정지 시 에피네프린 투여 ▲ 아나필락시스 쇼크 시 에피네프린 투여 ▲ 정맥로 확보 시 정맥혈 채혈 ▲ 응급 분만 시 탯줄 결찰(묶기) 및 절단 등 5종을 추가하기로 했다.
자격을 갖춘 응급구조사는 이송 전, 이송 중, 의료기관 내에서 이들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나 심전도 측정·전송 업무의 경우 의료기관 중에서도 응급실 내에서만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응급환자가 신속하게 응급처치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송 전, 이송 중 환자의 중증도 판단이 용이해져 보다 적정한 응급의료기관으로의 이송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복지부의 판단이다. 또 지역별로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명, 위치 등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이송 지침', 의료기관 대상의 '응급환자 수용 곤란 고지 프로토콜'을 마련해 응급환자가 적시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종합상황판 형태의 응급의료자원정보시스템을 환자, 구급대, 의료기관 등에 맞춤형 응급의료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대폭 개편하고 모바일 앱 개발도 추진한다.
이외에도 중증외상, 심뇌혈관, 소아응급, 정신응급, 재난대응 등 5개 전문 분야에 대해서도 방안을 수립했다.
이중 심뇌혈관 분야의 경우 지역 전문의로 '전문치료팀'을 구성, 팀 단위 보상을 지급하는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재난대응 분야에 대해서는 이태원 사고를 계기로 나온 개선점을 반영해 재난 사전 예방을 위한 지역별 재난의료협의체 구성, 의사소통 체계 개선, 재난의료진원팀(DMAT)과 소방, 보건소간 합동훈련 내실화, DMAT 활동 여건 개선 등이 계획안에 담겼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형병원 응급실이 과밀화되는 것은 국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응급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살고 있는 지역에서 안심하고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사는 지역에 믿을 수 있는 응급실…전국 어디서든 1시간 내 진료" 앞으로는 단순 찰과상으로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게 되면 다른 병원으로 돌려보내지거나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 정부는 응급의료기관의 과밀화를 막고 분초를 다투는 중증응급환자가 신속한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증, 중등증, 경증 응급의료기관을 명확히 구분하고 환자가 중증도에 맞는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게 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가 21일 발표한 제4차 응급의료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각각의 역할이 모호한 권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기관 체계를 중증, 중등증, 경증 응급의료기관으로 기능을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지난 세 번의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통해 응급의료기관 체계를 구축하고 이송 및 진료 기반을 강화하는 등 응급 의료 대응 체계를 발전시켜왔지만, 개선된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한 응급실에 심뇌혈관 등 중증응급 환자부터 단순 타박 등 경증 환자까지 다양한 환자가 뒤섞이면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어려워지고, 결국 중증응급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 '환자 뒤섞인' 응급실 더는 안돼…중증도 기준으로 체계 개편
정부는 이번 4차 기본계획에서 응급의료체계 전반을 재구조화해 현장·이송, 병원 단계에서의 대응을 효율화하고, 협업을 유도하는 데 방점을 뒀다.
먼저 현재 권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구분되어 있으나 그 역할이 모호한 응급의료기관 체계를 각각 중증, 중등증, 경증 진료 기능으로 명확히 한다. 이를 위해 시설·인력·장비 중심인 각 응급의료기관의 지정 기준에 수술, 시술 최종치 역량을 포함할 계획이다.
구급대와 병원간 중증도 분류기준을 통일해 구급대가 적절한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도록 하고,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고 응급실을 찾는 경우에도 119 구급상황관리센터 상담을 통해 중증도에 맞는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도록 안내한다.
그럼에도 무작정 큰 병원을 찾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응급환자가 중증응급환자를 담당하는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우 다른 적정한 병원·응급실을 안내하거나 높은 본인부담금을 사전 안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이들 응급의료기관의 명칭을 중증응급의료센터·응급의료센터·24시간진료센터로 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오히려 현장의 혼선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 계획에는 이들 새 명칭을 제외했다.
대신 센터의 새 명칭과 기능, 지정기준, 보상방안 등은 이해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협의체 논의를 거쳐 올해 안에 응급의료기관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24시간, 365일 대응이 어려운 중증응급질환의 경우 지역별로 병원간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하도록 해 응급의료 공백을 막는다.
요일별 당번병원제 형태의 순환당직을 통해 중증응급질환에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하고 이후 적정한 치료 제공이 어려운 경우에는 타 의료기관으로 쉽게 전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네트워크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협진에 대한 건강보험 보상을 늘리고 현재 개별 응급의료기관 단위인 수가·보상을 응급의료기관간 협력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지역내 구급대, 의료기관, 의료기관간 네트워크 등이 이송, 진료, 전원 등 전 과정에 협업하도록 지역응급의료체계 평가를 도입하고, 그 결과를 보조금 규모 등과 연계한다.
그러나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서는 순환당직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향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저희도 이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단기 보완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응급의료기관 체계 개편이 시범사업을 거쳐 안정화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증응급의료센터는 순환당직제도를 강제화하거나 평가에서 가점을 주는 등 유인책을 마련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국 어디서든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시간 안에 진료받을 수 있도록 권역별 수요, 의료자원 분포 등을 고려해 중증응급 인프라가 더 필요한 지역에는 추가로 중증을 담당하는 응급 의료기관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미 중앙응급의료위원회 의결을 통해 서울서북, 부산, 경기서북, 경기서남, 충남천안 등 5개 권역에 권역응급의료센터 추가 지정을 추진하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응급환자 전용 입원실 관리료를 신설하고 응급환자 전용 중환자실 관리료를 가산하는 동시에 응급환자 전용 입원실과 중환자실의 체류 시간을 제한하는 등 응급의료기관의 인프라가 응급환자에게 우선적으로 활용되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한다.
복지부는 또 의료인력이 부족한 취약지역의 응급의료 모델 개발에도 나선다.
시범사업으로 도시에 근무하는 의료인력의 취약지 순환·파견 근무 모델 검토에 나선다.
◇ 질환별 진료가능 정보 실시간 전달…응급구조사가 심전도 측정
정부는 현재 응급의료체계가 응급 현장·이송 단계, 응급실 진료, 수술·입원 등 최종진료 사이에 전달체계가 매끄럽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할 때 업무가 제한돼있어 환자의 중증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각 응급의료기관의 진료 가능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없어 응급환자의 빠른 이송, 진료를 어렵게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국가시험을 거친 1종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에 ▲ 심전도 측정 및 전송 ▲ 심정지 시 에피네프린 투여 ▲ 아나필락시스 쇼크 시 에피네프린 투여 ▲ 정맥로 확보 시 정맥혈 채혈 ▲ 응급 분만 시 탯줄 결찰(묶기) 및 절단 등 5종을 추가하기로 했다.
자격을 갖춘 응급구조사는 이송 전, 이송 중, 의료기관 내에서 이들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나 심전도 측정·전송 업무의 경우 의료기관 중에서도 응급실 내에서만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응급환자가 신속하게 응급처치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송 전, 이송 중 환자의 중증도 판단이 용이해져 보다 적정한 응급의료기관으로의 이송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복지부의 판단이다. 또 지역별로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명, 위치 등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이송 지침', 의료기관 대상의 '응급환자 수용 곤란 고지 프로토콜'을 마련해 응급환자가 적시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종합상황판 형태의 응급의료자원정보시스템을 환자, 구급대, 의료기관 등에 맞춤형 응급의료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대폭 개편하고 모바일 앱 개발도 추진한다.
이외에도 중증외상, 심뇌혈관, 소아응급, 정신응급, 재난대응 등 5개 전문 분야에 대해서도 방안을 수립했다.
이중 심뇌혈관 분야의 경우 지역 전문의로 '전문치료팀'을 구성, 팀 단위 보상을 지급하는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재난대응 분야에 대해서는 이태원 사고를 계기로 나온 개선점을 반영해 재난 사전 예방을 위한 지역별 재난의료협의체 구성, 의사소통 체계 개선, 재난의료진원팀(DMAT)과 소방, 보건소간 합동훈련 내실화, DMAT 활동 여건 개선 등이 계획안에 담겼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형병원 응급실이 과밀화되는 것은 국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응급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살고 있는 지역에서 안심하고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