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호 우리금융, 인사 뚜껑 열어보니 연세대 전성시대?

외부영입 전문가 포함 지주 부문장 9명중 4명…핵심 부서장에도 발탁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내정된 이후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인사에서 연대 출신이 약진하고 있다. 22일 우리금융, 우리은행 등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정식 취임 전인 지난 7일 우리금융 및 계열사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조직개편에서 임 내정자는 지주사를 전략수립과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슬림화·정예화하면서, 기존 11개 부문을 9개로 재편했다.

당시 개편에서 9개 부문장 중 재무부문장인 이성욱 부사장만 유임되고 나머지 8개 부문장은 새 인물로 교체됐다. 유일하게 유임된 인물이자 재무책임자인 이 부사장은 임 내정자와 같은 연대 출신이다.

신설된 미래사업추진부문장(상무)에는 김건호 우리금융 시너지추진부 본부장이, 경영지원부문장(본부장)에는 이해광 부산서부영업본부장이 발탁됐다.

이들도 연대를 졸업했다. 우리금융의 곳간지기인 재무부문장과 향후 증권사 인수 등 미래먹거리를 발굴하고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를 통합 관리할 미래사업추진부문장, 그룹 전반의 인사 및 지원 역할을 맡는 경영지원부문장 등 핵심 임원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같은 대학 출신들로 채워진 셈이다.

우리금융은 당시 인사에서 지주와 은행 홍보 등을 총괄하는 브랜드부문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겨두면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경제매체 출신 언론인 A씨가 영입돼 4월 1일부터 출근할 예정이다. A씨는 임 내정자와 같은 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우리금융 부사장 겸 우리은행 부행장으로, 언론 홍보와 광고 등을 총괄할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임 내정자와 함께 일할 우리금융 9개 부문장 중 절반가량인 4개 부문장, 특히 핵심 부문장들이 모두 같은 대학 동문인 셈이다.

임원급인 부문장 외에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전략 등 핵심 부서장에도 연대 출신들이 발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은 아직 예전 상고 출신들이 남아 있고, 전국적 점포망을 지닌 특성 등으로 일반 대기업보다 출신 대학도 비교적 다양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우리금융 경영진의 특정 학맥 편중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부문장 인사는 '조직혁신과 미래경쟁력 확보'라는 신임 회장의 경영전략에 따라 업무 경험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했다"면서 "전체 부문장을 고려했을 때 특정 대학에 편중된 인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