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10명 중 1명이 겪는다"…디지털 헬스케어에 꽂힌 카카오벤처스 [허란의 VC 투자노트]

방광 모니터링 솔루션 기업 메디띵스에 투자
내년 미국 법인 설립...임상 본격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투자 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카카오벤처스가 웨어러블 방광 모니터링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메디띵스는 카카오벤처스와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로부터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이 시드 투자한 이후 6개월만이다.


스마트폰으로 소변 배출 시간 알려줘

메디띵스는 배뇨장애 환자가 손쉽게 도뇨·배뇨를 관리할 수 있는 방광 모니터링 기기 '메디라이트'와 맞춤형 배뇨장애 관리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메디라이트는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부착형 기기다. 바이오포토닉스 사물인터넷(IoBT) 기술을 기반으로 방광 내 소변량을 측정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메디라이트를 하복부에 부착하면 별도 스캐너 없이도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방광 내 소변량을 측정하고 소변 배출 시점을 확인할 수 있다.

부피가 커서 휴대하기 어려운 기존 초음파 기기를 대신해 환자가 언제든지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척수손상이나 치매 등 신경계 이상으로 배뇨 기능에 문제를 겪는 신경인성 방광 환자를 포함한 배뇨장애는 60대 이상 10명 중 1명이 겪는 대표적인 고령화 질환이다. 국내 배뇨장애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약 7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신경인성 방광 모니터링 기기 메디라이트 / 메디띵스 제공

내년 미국법인 설립…임상 본격화


메디띵스는 김아람 건국대 의과대학 비뇨의학과 교수와 김세환 단국대 의과대학 의공학과 교수가 2020년 10월 공동 창업한 회사다. 김아람 대표는 국내 유일 신경인성 방광 클리닉을 운영하며 척수손상, 치매 환자의 신경인성 방광을 치료하고 있으며, 김세환 기술이사는 사물인터넷 기반 광학 진단 기술 분야 전문가다.

회사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2024년에는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유수 대학과 임상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개인 맞춤형 배뇨 관리 플랫폼도 고도화한다. 과민성 방광이나 야뇨 진단에 필수적인 배뇨일지를 자동 생성하도록 구현해, 기존 수기 작성의 번거로움을 해소할 예정이다.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는 "기술과 의료 분야 전문가가 모여 환자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메디띵스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김아람 대표는 "진단 정확도 높은 방광 모니터링 기기와 개인 맞춤형 배뇨장애 관리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치료기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이라며 "환자뿐만 아니라 돌봄 가족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