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대폭 풀려 '봄 바람', 내 집 마련 문 넓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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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청약 문턱 낮아지고 금리 급등세 완화
작년말 급격하게 위축됐던 매수 심리 회복
아파트 거래량 점차 늘며 가격 하락세 둔화
내달 강남 3구·용산서도 중소형 추첨 도입
美 금리 상황 따라 주택시장 재둔화 될 수도
청약 나설 때 인근 지역 시세 꼼꼼히 분석을
거래량 늘고 가격 하락세도 둔화 조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1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5.4로 한 주 전(74.1)에 비해 1.3포인트 올랐다. 매매수급지수란 한국부동산원이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설문해 수요와 공급 비중(0~200)을 지수화한 수치다. 여전히 기준선(100)에는 못 미치지만 점차 매수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세종 아파트 매매수급지수의 경우 한 주 전(66.0)에 비해 4.4포인트 뛴 70.4를 기록해 단숨에 70대를 회복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60대 초반에 그쳤다.아파트값 하락세도 둔화하고 있다. 이달 둘째주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에 비해 0.16% 떨어졌다. 올 2월 둘째주 이후 5주 연속 하락 폭이 줄었다.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하락 폭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이 반등 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주택 시장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 폭이 줄고 거래량이 늘고 있어 추가 규제 완화나 금리 인상 국면 마무리 등의 여건이 더해지면 시장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족쇄 풀린 청약 시장…추첨제 확산
정부가 올초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 지역에서 해제하면서 서울 중소형 아파트에 적용되는 추첨제 물량이 크게 늘었다. 비규제 지역에선 중소형 물량의 60%가 추첨제로 공급되고 있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에는 가점제 40%, 추첨제 60%가 적용되고 있다.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100% 추첨제로 입주자를 선정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상황에 따라 금융 시장 여건이 달라질 수 있어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울 때 금리 동향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 들어 주택 거래가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을 회복하지 않은 데다 미분양 급증에 따라 주택 시장 둔화가 재차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청약에 나설 때 주변 시세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인근 지역의 집값 전망을 미리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추첨제 물량이 늘었다고 무작정 청약에 나서는 것보다 입지, 분양가, 단지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 청약보다 유리한 급매물이 나올 수 있어 주변 시세를 수시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