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피해자 보호기관 찾은 '정순신 진상조사단' "방치수준" 비판

대전 유성구 해맑음센터에서 현장 조사 벌여…"센터 이전 필요"

민주당 '정순신 검사특권 진상조사단'은 22일 대전 유성구 대동에 위치한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보호기관인 '해맑음센터'를 찾아 학폭 피해 심각성과 센터 어려움 등을 경청하며 현장 조사를 벌였다.
해맑음센터는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대안교육 위탁 지정을 받아 운영하는 학교폭력피해학생 및 학부모를 위한 전국 유일의 학교폭력 피해자 보호지원 전담 기관으로, 24시간 돌봄체계를 유지하며 전액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센터를 방문한 진상조사단 소속 강득구, 강민정, 도종환 의원은 열악한 센터 시설을 둘러본 뒤 입을 모아 "방치 수준"이라며 센터 관리 책임이 있는 교육부를 비판했다.

이어 조정실 해맑음센터장과 피해 학부모, 센터를 졸업한 피해 학생이 모여 진행한 간담회에서는 교통편이 편리하고 더 쾌적한 공간으로의 센터 이전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조정실 센터장은 "보호받아야 할 피해 학생을 교육적으로 열악하고 낙후된 피해 시설로 보내서는 안 된다"며 "가해자 처벌과 동시에 피해 학생의 보호와 치료를 위해 더욱 편리한 교통과 안전한 시설, 예술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센터가 이전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피해 학생 학부모는 "15살 애가 학교폭력 이후로 그나마 자신과 함께 이야기해주고 아픔을 치유해줄 수 있는 곳에서 머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집인 부산을 떠나 이곳 대전까지 와서 혼자 생활했다"면서도 "유일한 대안공간이 이곳이었지만, 학교 바닥이 무너지려고 하고 체육 시설도 사라진다고 하고 시설도 열악하다고 하니까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설 보수 등이 이뤄지지 않다가 최근 정순신 변호사의 낙마와 드라마 시리즈 '더글로리' 등의 이슈로 세간의 관심이 생기니 뒤늦게 시설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센터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한 교사는 "교육부에 시설 보수를 해달라고 계속 요청했지만 들어주지 않다가 최근에야 부랴부랴 요청했었던 시설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제발 피해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종환 의원은 "학교폭력 피해자 전담 보호기관을 이렇게 방치한 국가의 책임을 물어서, 교육부가 더는 시설을 방치하도록 두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며 "부지 선정에 있어서도 피해자 입장에서 좋은 환경 여건인 곳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