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와 맞붙는 한화생명, PO선 ‘서부의 벽’ 넘을까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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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지난 22일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23 시즌 플레이오프의 막이 올랐다. 1위부터 6위까지 총 6개 팀이 토너먼트 형식으로 경기를 펼쳐 ‘봄의 제왕‘을 가린다. 올해부터 ‘더블 엘리미네이션’ 즉 패자부활전 방식을 적용하면서 경기 수가 늘어나고 반전 드라마의 가능성도 커졌다.오늘(23일)은 디플러스 기아(이하 DK)와 한화생명 e스포츠가 맞대결을 펼친다. 패자부활의 경우에는 2라운드에 진출한 팀만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양 팀 모두 치열한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 전적 측면에선 DK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동안 한화생명에 단 한 번도 매치 패배를 당한 적이 없다. 세트 기준 4 대 0으로 완승을 거뒀다.
한화생명은 이번 시즌 바이퍼(박도현), 제카(김건우), 킹겐(황성훈) 등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자들을 대거 영입했다. 하지만 최종 5위를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정규리그 2라운드에는 1위인 T1부터 4위인 DK까지 소위 ‘서부권 팀’들을 상대로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팬들의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번 시즌 전체로 넓혀봐도 한화생명은 서부권 팀인 T1, 젠지 e스포츠, KT롤스터, DK를 상대로 8번 경기를 펼쳐 1승 7패를 기록했다. T1을 상대로 1라운드에 거둔 승리가 유일하다.
한화생명이 ‘서부의 벽’을 넘어 DK를 잡기 위해선 정규리그 1라운드 당시 T1을 잡았던 기억을 되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정글러 클리드(김태민)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DK가 정글러 캐니언(김건부)을 중심으로 팀 적인 움직임을 많이 만드는 팀인 만큼 이를 막아내야 승리 가능성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정규리그 1라운드 T1과의 경기에서 클리드는 2세트와 3세트 모두 대형 오브젝트인 드래곤(용) 스틸에 성공하며 승부의 분기점에서 T1의 공세를 저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같은 활약으로 3세트에는 POG(Player of the Game)에 선정됐다.현 메타에서 탑에 AP(마법 대미지, 주문력) 챔피언인 케넨이 각광받고 미드에서도 베이가, 르블랑, 아리 등 메이지 계열 챔피언이 자주 쓰인다. 그만큼 두 팀의 대결에서 정글러들은 AD(물리 대미지, 공격력) 계열 챔피언을 선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리신과 오공이 선택되거나 견제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캐니언과 클리드 두 선수 모두 두 챔피언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캐니언은 이번 시즌 리신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총 10번 꺼내들어 7번 승리를 거뒀다. 오공은 4번 기용해 모두 이겼다. 클리드는 리신과 오공을 각각 6번 사용해 5번과 3번의 승리를 챙겼다.
캐니언은 15분 골드 격차가 187로 정글러 중 3위이고 퍼스트 블러드(첫 번째 킬)에 관여하는 비율도 45%로 초반 설계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클리드는 이번 시즌 분당 시야 점수, 평균 분당 와드 등에서 1위에 오르며 팀의 움직임을 돕는 역할을 맡았다. 특이한 것은 솔로 킬 횟수가 무려 8회로 커즈(문우찬)와 함께 정글러 공동 2위라는 점이다. 1위는 오너(10회)다. 이번 맞대결에서 클리드가 솔로 킬, 드래곤 스틸 같은 변수 플레이를 보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LCK 2023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는 4월 8일 최종 결승 진출전과 4월 9일 최종 결승전으로 막을 내린다. 최종 결승 진출전과 최종 결승전 모두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