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초보 투자자에 꼭 필요한 '분산투자'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앞 편에서 특정 자산에 대한 집중투자의 위험성과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럼 분산투자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할까?

투자의 원칙 네 가지(장기, 저비용, 적립식, 분산) 중 하나인 분산투자는 웬만한 투자 교과서 맨 앞에 나오는 말이다. 특히 초보 투자자 내지 앞으로 투자를 본격적으로 할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원칙이다. 투자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함이고, 투자의 기본은 분산투자다. 분산투자의 중요성은 수익률과 위험(변동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만일 한 자산에만 투자했을 경우 해당 자산군에 대한 시장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큰 손실을 볼 수 있고, 투자자는 그 시기를 견디지 못해 단기매매를 하게 된다. 자본시장은 장기적으로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적절한 자산배분은 투자 안정성을 높여 자연스럽게 장기투자의 길로 인도할 것이며, 결국 자본시장 성장의 혜택을 받을 것이다.올바른 자산배분 방법 중 하나는 생애주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기대소득이 낮기 때문에 안정적인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인컴형(일정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 자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그런 상품이다.

그렇다면 이제 각 자산군 내에서 세부적으로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할지 정하는 것이 남아 있는데 대표적으로 주식과 채권이 있다.

먼저 주식부터 살펴보자. 향후 엄청나게 오를 것 같은 종목이 있다는 소식에 일부 종목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결국 시장을 이기는 데 실패할 것이다. 왜냐하면 시장은 애초 예측하는 것이 아니며, 과거를 살펴보면 맞는 것보단 틀린 것이 많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투자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S&P500과 나스닥처럼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글로벌 주식시장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핵심(core)-위성(satellite)’ 전략을 사용해 증시 상황과 관계없이 늘 보유할 장기 인덱스 상품을 핵심으로 삼고, 일부 비중만 테마·단기형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 마음 편히 투자할 수 있다.

채권 중에서는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까? 예전에는 소액 국공채를 직접 매수했다. 하지만 요즘은 세계 다양한 채권을 상장지수펀드(ETF) 형태로 분산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는 채권 ETF의 듀레이션(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 국가 혹은 지역, 채권 특성(국채 혹은 회사채), 환헤지 여부 정도를 확인하고 ETF로 투자하면 된다. 채권 ETF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핵심-위성’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자산 배분은 전문 투자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특히 ETF가 활성화되며 우리는 소액으로 얼마든지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할 수 있게 됐다. 분산투자를 하면 좀 더 안정적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