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공사 늦어져 손해 발생"…한국은행, 조달청에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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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선정 혼선 초래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월세살이’를 하는 한국은행(사진)이 다음달 원래 있던 자리로 이사를 앞두고 조달청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은으로부터 입찰을 위임받은 조달청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소송에 휘말리면서 공사와 입주가 지연돼 손해를 봤다는 이유에서다.
계획보다 입주 3년 지연"
한은은 지난달 27일 조달청에 늘어난 임차료 등 손해액의 일부로 약 5억원을 청구하는 내용의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23일 밝혔다.한은은 2017년 조달청에 남대문로 통합별관 재건축 공사 입찰을 위임했다. 이 과정에서 계룡건설이 2순위였던 삼성물산보다 입찰가를 589억원 더 높게 써냈는데도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당시 조달청은 계룡건설이 기술력 평가에서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입찰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감사원 역시 감사를 통해 입찰예정가(2829억원)를 간신히 넘는 금액(2832억원)으로 응찰한 계룡건설의 낙찰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달청은 2019년 5월 해당 입찰을 취소했다. 하지만 계룡건설이 이에 반발해 조달청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결국 법원은 계룡건설의 낙찰자 지위를 인정했고, 공사는 같은 해 11월에야 본격적으로 이뤄졌다.이에 따라 창립 70주년인 2020년 원래 있던 자리로 다시 들어가려던 한은의 당초 계획은 무산됐다. 그 결과 3년이나 더 삼성 본관에서 ‘월세살이’를 해야 했다. 한은이 부담하는 임차료는 월 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이 이번에 조달청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향후 있을 수 있는 배임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통합별관 공사 지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입찰 문제가 시작됐던 조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