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정 "방글라 로힝야족 난민 1천명 내달 송환"

2017년 대규모 피신 이후 첫 공식 송환…난민 "안전·권리 보장 의문"
미얀마 군사정권이 방글라데시 난민촌의 로힝야족 중 약 1천명을 다음 달 미얀마로 송환하겠다고 밝혔다. 22일 AFP통신에 따르면 조 민 툰 군정 대변인은 시범적으로 다음 달 중순 로힝야족 약 1천명을 미얀마로 송환해 재정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 협정에 따라 로힝야족 난민을 돌려받을 것"이라며 "현재 1차 송환 명단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 대표단은 지난 15일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남부 콕스바자르의 로힝야족 송환을 논의하고 자발적 송환 대상자들과 면담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주로 거주하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이다.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수년간 탄압받아왔다.

특히 2017년 8월에는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공격하자 미얀마군이 대규모 토벌에 나섰다. 이에 로힝야족 약 75만명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고, 기존 로힝야족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에 약 100만명이 몰려 사는 거대 난민촌이 형성됐다.

현 미얀마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2017년 로힝야족 소탕 작전의 책임자였다.

2017년 이후 방글라데시 난민촌의 로힝야족이 정부 간 협상을 통해 공식적으로 송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송환이 추진됐지만 로힝야족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고 거부해왔고, 코로나19 사태와 미얀마 쿠데타 등으로 주변 여건도 여의치 않았다.

로힝야족이 질병, 재난, 범죄가 끊이지 않는 난민촌을 떠나려고 해도 미얀마에서도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오갈 데 없는 로힝야족은 끊임없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로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들은 미얀마 군정의 이번 송환 작업에도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미얀마 대표단과 면담했다는 로힝야족 난민은 "미얀마로 돌아가서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고 더 묻지도 못하게 했다"며 "미얀마로 가면 우리에게 어떤 권리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