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첫 초등학교 폐교 사태…이민 붐·출생률 감소 영향

학교 측 "최근 학생들 감소 문제 심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홍콩에서 이민 붐과 출생률 감속 속에서 처음으로 문을 닫는 학교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홍콩 카오룽통 지역의 택응아 사립초등학교는 지난 21일 학부모와 동문들에게 서한을 보내 2023~2024학년도 신입생을 받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폐교 절차를 밟게 됐다. 이어 2028년에 공식적으로 문을 닫는다는 계획을 전했다.이 학교는 "2018년부터 홍콩의 출생률 감소로 학생 수가 줄었고 최근 몇년간은 이민 붐 속에서 이 문제가 더욱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원하지 않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어 결국 60년 넘는 세월을 뒤로 하고 주민들에게 작별을 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60년에 설립된 이 학교는 연간 등록금이 4만2천 홍콩달러(한화 약 700만원)다. 2000년대만 해도 학년당 5반씩 30개 학급에, 학급당 30∼40명의 학생이 있었으나 현재는 1학년 2개 학급을 포함해 14개 학급만 존재한다.

홍콩에는 511개의 초등학교가 있으며 그중 34곳이 등록금만으로 운영되는 사립학교다.SCMP는 "택응아 사립초등학교는 최근의 이민 붐과 출생률 감소를 이유로 문을 닫는 첫 번째 학교가 됐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2020년 6월 국가보안법 시행 후 많은 이들이 이민을 떠났다. 이에 2021~2022학년도 현지 유치원 학생은 약 5천명이 줄었고 초등학생과 중고등학교에서는 각각 1만명, 1만5천명의 학생이 그만두고 있다.

지난달 홍콩 정부 발표에 따르면 홍콩은 지난해 주민 6만명의 순 유출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인구가 감소했다.지난해 말 기준 홍콩 인구는 733만3천200명으로 전년 대비 6만9천900명(0.9%) 감소했다.

홍콩의 인구는 2019년 75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 하락세다. 지난해 홍콩의 신생아는 3만2천500명으로 자료가 남아있는 1961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지만 사망자는 6만2천100명을 기록해 인구가 2만9천600명이나 감소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