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DB하이텍 "기업가치 6조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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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 떼고 한국판 TSMC로"DB하이텍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확대를 위해 1조원대 투자에 나선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사업 분할을 마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DB하이텍이 대만 TSMC와 같은 순수 파운드리 업체로의 탈바꿈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파운드리 사업에 1兆 설비 투자
DB하이텍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주주총회에서 공개할 중장기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파운드리는 전력반도체, 향후 별도 법인으로 분리되는 브랜드사업부(가칭 DB팹리스)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사업을 추진한다. 파운드리로 4조원, 브랜드사업부로 2조원 등 전체 기업가치를 6조원 선으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지갑’도 열기로 했다. 파운드리 업황이 불투명한 상황임에도 1조원대 설비투자를 준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여러 투자 후보군을 면밀히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분할의 효과가 기대 이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 내부 생산 라인을 외부 고객용으로 돌리면 별도 투자 없이도 파운드리 생산능력(CAPA)은 월 1만5000장가량 늘어난다. 3000억원의 투자와 맞먹는 효과다. 회사 측은 연매출이 1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DB하이텍이 우위를 보이는 전력반도체가 핵심 성장동력이다. 전력반도체를 기반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고전압 제품과 특화 센서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과 함께 몸집을 키우고 있는 실리콘카바이드와 질화갈륨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브랜드사업부는 ‘디스플레이 토털 솔루션’ 팹리스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에 스마트폰용 OLED DDI 공급을 추진하는 한편 TV와 자동차 등으로 응용 분야를 넓힐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니 LED TV용 DDI와 디스플레이용 전력반도체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