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입법독주 맞설 與 원내사령탑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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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내달 7일 의총서 선출국민의힘이 다음달 7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다. 지난 8일 당선된 김기현 대표에 이어 한 달 만에 원내지도부도 새로 꾸려지게 됐다.
친화력으로 무장한 4선 김학용 "수도권 출신이 맡아야"
'형님 리더십' 3선 윤재옥 "효과적인 전략으로 총선 승리"
원내대표도 尹心이 좌우?…일각 "이번엔 불리할 수도"
주호영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 임기가 4월 8일 끝나는 걸로 돼 있다”며 “4월 7일 후임 원내대표를 뽑는 의총을 하기로 당 대표와 상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24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구체적인 선출 일정과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의결하고 본격적인 원내대표 선거전에 돌입할 전망이다.신임 원내대표의 책임은 막중하다. 여야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정부 정책 집행을 위한 각종 양보를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쟁점 법안들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강행 처리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이어지는 ‘강 대 강’ 대치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새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정책위원회 의장과 함께 민생 정책 등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다음주부터 본격화될 원내대표 선거전은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4선)과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3선)의 양강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김 의원은 수도권, 윤 의원은 영남을 대표하고 있어 지역 간 대결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영남권에서 당 대표가 나온 만큼 원내대표는 수도권 출신이 맡아야 한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서도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1988년 국회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김 의원은 오랜 국회 생활을 통해 관록과 정치적 감각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친화력이 좋아 여러 의원과 두루두루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여기에 맞서는 윤 의원은 지역 대표성 자체를 부정한다. 윤 의원은 “수도권 출신 지도부가 총선에 유리하다면 김기현 대표는 어떻게 선출됐냐”며 “정부 정책의 적극적인 입법화와 효과적인 선거 전략 구사를 통해 총선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경기경찰청장을 지낸 뒤 19대 총선에서 경찰대 출신으로는 최초로 국회의원이 됐다. 과묵한 성격이지만 동료 의원들의 고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며 당내에서 ‘형님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전략적인 감각 역시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 사람은 모두 윤 대통령과 가깝지만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김 의원에게 ‘윤심’이 좀 더 실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용산이 김 의원을 밀고 있다는 말을 여러 통로로 듣고 있다”고 전했다. 한 보좌관은 “장제원 의원이 김 의원을 돕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다만 당 대표에 이어 원내대표 선거까지 윤심이 투영되는 것에 대한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대통령실에 의해 당이 좌지우지되면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며 “이번에는 용산이 찍었다는 소문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이날 의총에서는 박대출 정책위 의장이 정식으로 임명됐다. 박 의장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민생 정책의 씨를 뿌리고 밭을 가는 ‘1호 정책 농부’가 되겠다”며 “민생정책, 착한 정책을 많이 내는 국민의힘을 지지해줄 것이라는 기본 전제 아래 국민들에게 많은 보탬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노경목/양길성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