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發 위기에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으로 '비트코인' 주목

제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

SVB 사태 이후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 '비트코인' 주목
"가상자산 시장 냉각기, 입법 정비하기에 최적"
윤창현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 7차 디지털자산특별위 민당정 간담회에서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최근 글로벌 은행 붕괴 사태로 인해 전통 금융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윤창현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장은 "최근 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시작된 은행 위기에 대응해 당국이 예금자 보호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정무위원회와 함께 개최한 제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 'SVB 사태&크립토윈터, 금융발 경제위기 다시오나'에서 이같이 말했다.자리에는 윤창현 위원장과 더불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이명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각 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실리콘밸리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붕괴에 따른 금융 불안에도 국내 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금리, 통화 긴축 등 인플레이션 상황과 불확실성 대비를 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건전성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번 SVB 사태가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부총재는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뱅크가 붕괴되면서 대표적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의 가격이 급변동 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은행 및 금융 시스템 안정에 영향을 미칠 만큼 규모가 커졌고, 적절한 대응 방안들이 제시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SVB 사태 이후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으로 '비트코인' 주목"

이종섭 서울대학교 교수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 7차 디지털자산특별위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정효림 블루밍비트 기자
실리콘밸리은행 붕괴 사태 이후 비트코인(Bitcoin, BTC)이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간담회 주제 발표를 진행한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SVB 사태에 대해 "현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준의 통화 정책, 한 산업군에 집중된 예금 구조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단기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줄어든데다, 최근 밸류에이션이 떨어진 기술 기업들이 예금 인출을 이어가면서 뱅크런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에도 파급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선 SVB에 담보의 약 8% 예치했던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USDC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내려오는 디페깅이 발생했다"라며 "이번 사태가 여기서 마무리된다면 괜찮겠지만, 만약 추가 뱅크런과 위기가 이어진다면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 금융(DeFi) 시장 붕괴 등 엄청난 위기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현재 탈중앙화 금융 시장은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스마트컨트랙트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만약 스테이블코인의 가치가 연동 화폐(달러)와의 페깅이 깨지는, 즉 1달러 밑으로 떨어지고 대규모 청산이 발생하게 되면 전체 가상자산 생태계에 엄청난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위기로 인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다시 한 번 위기 대응과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이 교수는 "SVB 사태 이후 비트코인과 나스닥의 상관계수는 떨어지고, 금과의 상관 계수는 증가하고 있다"라며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과 같은 프라이싱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금·나스닥·S&P500 상관관계 / 사진=이종섭 교수 발표자료
그는 "연준이 은행 예금 전액을 보전해주겠다고 선언하면서 상대적 양적 완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 비트코인 출현 시점인 2008년과 유사한 은행 위기 발생, 비트코인의 인플레이션 대처 기능 등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캐시우드 등 유력 벤처들이 디지털 자산 투자를 늘려 위험 분산화를 진행하는 것을 눈여겨 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시장 냉각기, 입법 정비하기에 최적"

현재 가상자산 시장의 냉각기를 활용해 관련 규제 및 질서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정두 금융연구원 금융혁신연구실 전문위원은 자리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냉각기를 겪고 있는 지금이 입법을 시도해야 할 최적의 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문위원은 "가상자산 시장의 냉각 상태는 주식,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 시장의 상황과 유사하다"라며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사태 등 신뢰성이 무너지는 사건을 겪고 리플 소송 등 규제 불확실성도 있는 만큼 크립토 윈터가 오래가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의 소송 결과가 나오면 가상자산 시장에 파장이 일 것"이라며 "규제되지 않은 시장은 위험하다. 정부에서는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영민, 황두현, 정효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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