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차에 반려견 척추 부러져…치료비 못 준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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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차량과 사고가 나 반려견이 크게 다쳤으나 가해자로부터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월 26일 오후 10시 15분께 시흥시 정왕동 옥구공원 앞 삼거리에서 50대가 모는 G80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스포티지 차량을 들이받아 6종 추돌사고가 발생했다.사고를 낸 운전자는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교통사고의 피해자 중 한 명인 A씨는 남편 B씨, 반려견 '쩔미'와 차를 타고 산책하러 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지난 21일 A씨는 평소 '쩔미'의 근황을 전하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오늘은 조금 슬픈 얘기를 해보려 한다"며 교통사고 피해 사실을 알렸다. A씨에 따르면 사고로 B씨는 전치 48주의 중상을 입었고, 반려견은 하반신 마비가 돼 뒷다리를 쓸 수 없게 됐다.A씨는 현재 임신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남편은 적어도 1년간 일을 못 하고 치료를 해야 할 것 같다"면서 "곧 아이가 태어날 텐데 생활비도 그렇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쩔미의 수술비와 치료비, 재활비는 저희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고 당시 차량 뒷자리에 타고 있던 반려견은 척추가 부러져 긴급 수술을 받았다. A씨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쩔미'는 하반신이 회복되지 않아 앞다리만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의 보험사는 반려견에 관한 치료비는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전했다.민법상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는 물건이기에 보험금 산정 시 대인이 아닌 '대물' 배상으로 다뤄진다. 대물 배상에서 치료비는 '수리 비용'으로 들어가는데, 수리비는 피해물 사고 직전 가액의 120%까지만 받을 수 있다. 반려견의 경우 사고 직전 가액의 기준은 '분양가'가 된다.
하지만 '쩔미'는 유기견이었다. 당연히 분양비가 없었다. A씨는 "가해자 보험사는 '쩔미'에 관한 치료비는 못 주겠다며 소송을 하자고 한다"며 "법이 어떻든 간에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남의 인생 이렇게 망쳐놓고 나 몰라라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쩔미'는 유기견이었다. 누군가에게 버려졌고, 결국 우리 품으로 왔다. 처음 데려간 병원에서 안락사를 제안받았지만 저희는 쩔미를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살아있어 준 게 고맙고 앞으로도 재활에 아낌없는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글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태그를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월 26일 오후 10시 15분께 시흥시 정왕동 옥구공원 앞 삼거리에서 50대가 모는 G80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스포티지 차량을 들이받아 6종 추돌사고가 발생했다.사고를 낸 운전자는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교통사고의 피해자 중 한 명인 A씨는 남편 B씨, 반려견 '쩔미'와 차를 타고 산책하러 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지난 21일 A씨는 평소 '쩔미'의 근황을 전하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오늘은 조금 슬픈 얘기를 해보려 한다"며 교통사고 피해 사실을 알렸다. A씨에 따르면 사고로 B씨는 전치 48주의 중상을 입었고, 반려견은 하반신 마비가 돼 뒷다리를 쓸 수 없게 됐다.A씨는 현재 임신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남편은 적어도 1년간 일을 못 하고 치료를 해야 할 것 같다"면서 "곧 아이가 태어날 텐데 생활비도 그렇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쩔미의 수술비와 치료비, 재활비는 저희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고 당시 차량 뒷자리에 타고 있던 반려견은 척추가 부러져 긴급 수술을 받았다. A씨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쩔미'는 하반신이 회복되지 않아 앞다리만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의 보험사는 반려견에 관한 치료비는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전했다.민법상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는 물건이기에 보험금 산정 시 대인이 아닌 '대물' 배상으로 다뤄진다. 대물 배상에서 치료비는 '수리 비용'으로 들어가는데, 수리비는 피해물 사고 직전 가액의 120%까지만 받을 수 있다. 반려견의 경우 사고 직전 가액의 기준은 '분양가'가 된다.
하지만 '쩔미'는 유기견이었다. 당연히 분양비가 없었다. A씨는 "가해자 보험사는 '쩔미'에 관한 치료비는 못 주겠다며 소송을 하자고 한다"며 "법이 어떻든 간에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남의 인생 이렇게 망쳐놓고 나 몰라라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쩔미'는 유기견이었다. 누군가에게 버려졌고, 결국 우리 품으로 왔다. 처음 데려간 병원에서 안락사를 제안받았지만 저희는 쩔미를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살아있어 준 게 고맙고 앞으로도 재활에 아낌없는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글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태그를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