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 美 동부에 3공장 검토"

신라면 등 현지 판매 20% 늘어
수요 급증에 북미 공략 강화
신동원 농심 회장(사진)은 “미국 동부에 제3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24일 말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신라면’ 등 라면 판매가 20% 이상 늘어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추가 투자로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신 회장은 이날 서울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말, 내년 초쯤 미국 제3공장 설립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장 설립 지역에 관해선 “동부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농심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에 두 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05년 제1공장을 지었고, 지난해 1공장 옆에 제2공장을 준공했다. 그 결과 미국에서 총 8억5000만 개 라면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이 미국에서 3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이유는 공급 물량보다 현지 수요가 더 빨리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농심 미국법인 매출은 4억9000만달러(약 6320억원)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전체 해외 매출(12억4300만달러) 증가율이 9%인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농심이 미국에 3공장을 세우면 일곱 번째 해외 생산기지를 갖게 된다. 미국 외에는 중국 상하이 등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 옌볜에 ‘백산수’ 공장도 운영 중이다.이날 주총에서 의장을 맡은 이병학 농심 대표는 올해 세 가지 전략 방향으로 글로벌 사업, 경영 효율성 제고, 사업영역 다각화 등을 꼽았다. 건강기능식품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의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농심은 건기식 기업인 천호엔케어를 인수하려다 가격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