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왜 실패했나…"초당적·장기적 전략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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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NPT 탈퇴 30년' 학술회의서 보수·진보정권 전직 고위당국자 토론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자처하며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과거 진보·보수 정권의 고위 당국자와 학자들이 모여 북한 비핵화 협상의 실패 원인을 돌아보는 학술회의가 마련됐다. 임성남 전 외교부 차관은 24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30년을 맞아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한국국제정치학회·통일연구원·외교부 공동주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 "긴 호흡에 바탕을 둔 장기적이고 초당적인 전략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비핵화 실패 원인을 진단했다.
임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차관으로 임명됐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유임됐다.
그는 "5년 단임제 대통령 중심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정부의 생각이 5년 단위로 바뀔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제재냐 대화냐 하나의 도구에 집중하게 되고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함께 아우르기보다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게 되는 정책 경향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전 차관은 "비공개 대화 또는 비공식 토론이 우리 지식인 사회에서 보다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면서 "결국은 통합되고 초당적인 입장이 있어야지만 정책의 끈기도 생기고 결기도 생기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도 제언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차관을 지낸 최종건 전 차관도 "정권을 초월해서 '이어달리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근혜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홍용표 전 장관은 "보수와 진보 간 접근방법과 인식은 다르지만 실제 정책을 보면 큰 차이가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대북제재를 풀지 못했고 오히려 강화된 점을 예로 들었다.
홍 전 장관은 "우리의 대북 정책은 크게 봐서 어쨌든 구조상 안보와 교류 협력의 두 축을 벗어나서 뭘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안에서의 변화이고, 그 변화의 폭은 실질적으로는 그렇게 크지 않다"면서 "알게 모르게 이어달리기를 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과거 보수·진보 정부 모두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의 선순환'을 강조했다면서도 선순환의 출발점은 비핵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장관은 "남북관계부터 잘해서 선순환이 만들어져서 비핵화로 가기는 힘들다"면서 "완전한 비핵화가 돼야 선순환이 된다는 게 아니라 비핵화 관련 조치가 있고 (중략) 그래야지 남북관계도 만들어갈 수 있고 지지를 받을 수 있고 그때 선순환이 된다"고 지적했다.
남북관계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비핵화로 다가가지 못한 문재인 정부의 한계를 꼬집은 것으로 해석됐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에 잘못된 비핵화 모델을 적용했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최초의 북핵 해법인 1991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 '아르헨티나·브라질'식 모델을 적용하거나, 북한 비핵화 해법으로 '이란 모델'이 거론된 사례 등을 언급하며 "한반도형 비핵화 모델을 아직도 찾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각 모델에 반영된 지정학적·국가별 상황을 무시하고 다른 국가의 비핵화 모델이 북한을 대상으로도 무차별적으로 적용됐다는 것이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학술회의에 이은 만찬사에서 요즘 글로벌 화두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원고 초안을 작성했다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요약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인공지능으로 나온 만큼 이제 우리가 새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시기"라며 "북한이 하루 빨리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돌아와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는 날이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다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개되지 않은 영변 핵시설 두 곳에 대한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1993년 3월 탈퇴했다.
/연합뉴스
임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차관으로 임명됐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유임됐다.
그는 "5년 단임제 대통령 중심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정부의 생각이 5년 단위로 바뀔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제재냐 대화냐 하나의 도구에 집중하게 되고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함께 아우르기보다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게 되는 정책 경향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전 차관은 "비공개 대화 또는 비공식 토론이 우리 지식인 사회에서 보다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면서 "결국은 통합되고 초당적인 입장이 있어야지만 정책의 끈기도 생기고 결기도 생기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도 제언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차관을 지낸 최종건 전 차관도 "정권을 초월해서 '이어달리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근혜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홍용표 전 장관은 "보수와 진보 간 접근방법과 인식은 다르지만 실제 정책을 보면 큰 차이가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대북제재를 풀지 못했고 오히려 강화된 점을 예로 들었다.
홍 전 장관은 "우리의 대북 정책은 크게 봐서 어쨌든 구조상 안보와 교류 협력의 두 축을 벗어나서 뭘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안에서의 변화이고, 그 변화의 폭은 실질적으로는 그렇게 크지 않다"면서 "알게 모르게 이어달리기를 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과거 보수·진보 정부 모두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의 선순환'을 강조했다면서도 선순환의 출발점은 비핵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장관은 "남북관계부터 잘해서 선순환이 만들어져서 비핵화로 가기는 힘들다"면서 "완전한 비핵화가 돼야 선순환이 된다는 게 아니라 비핵화 관련 조치가 있고 (중략) 그래야지 남북관계도 만들어갈 수 있고 지지를 받을 수 있고 그때 선순환이 된다"고 지적했다.
남북관계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비핵화로 다가가지 못한 문재인 정부의 한계를 꼬집은 것으로 해석됐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에 잘못된 비핵화 모델을 적용했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최초의 북핵 해법인 1991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 '아르헨티나·브라질'식 모델을 적용하거나, 북한 비핵화 해법으로 '이란 모델'이 거론된 사례 등을 언급하며 "한반도형 비핵화 모델을 아직도 찾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각 모델에 반영된 지정학적·국가별 상황을 무시하고 다른 국가의 비핵화 모델이 북한을 대상으로도 무차별적으로 적용됐다는 것이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학술회의에 이은 만찬사에서 요즘 글로벌 화두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원고 초안을 작성했다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요약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인공지능으로 나온 만큼 이제 우리가 새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시기"라며 "북한이 하루 빨리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돌아와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는 날이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다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개되지 않은 영변 핵시설 두 곳에 대한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1993년 3월 탈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