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도이체 등 유럽 은행주 급락에 하락 출발

뉴욕증시는 도이체방크를 비롯한 유럽 은행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동반 약세를 보였다.

2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3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4.40포인트(0.42%) 하락한 31,970.85를 기록 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53포인트(0.42%) 떨어진 3,932.19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8.76포인트(0.41%) 밀린 11,738.64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도이체방크를 중심으로 유럽 은행주들의 하락과 미국 금융권에 대한 우려 등을 주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면서 은행 위기가 일단락됐으나, 도이체방크의 주가가 다시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에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이날 유럽에서 회사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간밤에 크게 올랐다는 소식에 10% 이상 급락 중이다.

CS와 UBS의 주가도 각각 6%, 5% 이상 하락했다.

바클레이즈와 코메르츠방크의 주가도 5~6% 이상 떨어졌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위험이 커져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레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이날 도이체방크의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220bp를 넘어섰으며, 전날 하루 오름폭은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다만 수치는 여전히 유로존 부채 위기가 절정이던 2011년의 300bp에 근접하던 수준에는 못 미친다. 도이체방크도 CS와 마찬가지로 지난 몇 년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왔으며, 올해 초 10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는 데 성공하면서 구조조정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CS가 UBS와의 합병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인 AT1채권(코코본드)이 상각 처리되면서 다른 은행들이 발행한 유사한 채권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도이체방크의 AT1채권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코코본드는 은행이 파산하는 상황에 대비해 자본을 보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이를 통해 자본을 조달한 AT1 비중이 높은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는 가운데,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이날 회담 후 성명에서 "(유럽) 은행 부문은 강력한 자본과 유동성 포지션으로 탄력적이다"라며 은행권에 대한 우려를 달랬다.

그러나 앞서 무디스는 당국이 최근 2주간 개별 은행들에 대한 문제가 전이되지 않도록 취한 조치에도 "불확실한 경제 환경과 투자 심리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 정책 입안자들이 현재의 혼란을 억제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금융 환경이 더욱 긴축되는 상황이라 은행 부문 안팎으로 잠재적으로 더 오래, 더 심각한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이 지속되고 있어 신용 환경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럽 은행주들이 하락하면서 미국 은행주들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씨티그룹의 주가가 모두 2% 이상 하락 중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는 2% 이상 하락했고, 자이언스 은행의 주가는 4% 이상 떨어졌다.

전날 공매도 투자자 보고서에 급락했던 블록의 주가는 이날도 4% 이상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월 미국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 실적은 전월보다 1% 줄어든 2천684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3% 감소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전달에 5% 줄어든 이후 또다시 감소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 신용 환경이 긴축돼 결국 경기가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베어트랩스 리포트의 래리 맥도날드 창립자는 CNBC에 "실리콘밸리은행의 문제가 은행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오게 했다"라며 "CS나 도이체방크와 같은 은행들은 수십년간 끔찍하게 관리돼왔다.

우리는 형편없는 경영과 끔찍한 결정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갑자기 전 세계 투자자들이 이것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마이클 벨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투자자들은)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신용 환경을 얼마나 긴축시킬지를 알아내려고 애쓰고 있다"라며 유럽과 미국에서 모두 침체 위험이 커졌으며, 역사적으로 침체는 주가에 부담을 줬다고 말했다.

유럽증시는 은행권에 대한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DAX지수는 1.79% 하락했고, 영국 FTSE지수는 1.35% 하락했다.

프랑스 CAC 지수는 1.80% 밀렸고,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는 1.43% 떨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동반 하락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17% 밀린 배럴당 68.43달러에, 5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2.07% 떨어진 배럴당 74.30달러를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