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처음 만난 두산 이승엽 감독…일부러 외야로 피해 있었다

"우리 두산 베어스가 어떻게 상대를 이길지 그것만 고민"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이승엽 두산 감독이 처음으로 친정팀 삼성을 적으로 마주하는 무대다. 지금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외야 오른쪽에 벽화가 남아 있는 이 감독은 삼성을 상대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 감독은 "크게 감흥은 없다.

(삼성은) 상대 팀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 두산 베어스가 어떻게 하면 상대를 이길지 그것만 고민해야지, 현역 때 소속팀을 만난다고 신경을 쓰진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이 감독은 삼성 더그아웃이 자리한 3루 쪽에서 최대한 떨어진 외야 오른쪽 지역에서 두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이 감독은 "(삼성 선수들이 인사하러 오는 걸) 일부러 피해 있었다"며 "경기 전에는 당연히 괜찮겠지만, 그래도 상대 팀이니 가깝게 가는 게 이상하다"고 했다.

'삼성의 전설'이라는 이미지가 깊게 각인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 '오얏나무 나무 아래서 갓끈도 고쳐 매지 않는다'는 속담을 되새긴 셈이다. 두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 감독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정규시즌 개막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는 "유격수를 포함한 한두 자리를 제외하면 주전은 거의 다 정해졌다"며 "(27∼28일) 키움 히어로즈와 2연전은 거의 베스트로 나갈 것 같다"고 했다.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터트린 '이승엽호'의 첫 번째 4번 타자 김재환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재환은 시범경기 타율 0.450(20타수 9안타)에 삼진은 2개밖에 안 당할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

최근 6경기에서는 아예 삼진이 없다.
이 감독은 "타구 질이 굉장히 좋아졌다.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좌측과 우측 골고루 나온다"며 "홈런이라는 건 안타의 연장선이라 언제든 나올 수 있다.

좋은 타이밍에서 중심에 맞히면 언제든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한화전에서 9개의 볼넷을 남발한 투수들은 따끔하게 일침을 가했다.

선발 곽빈이 이어 등판한 최승용은 3⅓이닝 동안 사사구 5개를 내주며 3실점 하는 등 두산 불펜 투수들은 제구에 애를 먹었다.

이 감독은 "당연히 반성해야 한다.

당연히 시즌 들어가면 절대 이런 모습이 나와서는 안 된다. 볼넷보다 그냥 안타를 맞는 게 팀 분위기나 수비를 생각했을 때 더 좋은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