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동산, '나는신이다' 제작진에 무단침입·상영금지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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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동산 측, '나는 신이다' 제작진·넷플릭스 손해배상 청구 소송협업마을 아가동산 측이 무단침입,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나는 신이다' 제작진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제기한 사실이 알려졌다.
25일 한경닷컴 확인 결과 아가동산과 해당 단체를 이끄는 김기순 씨는 지난 21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연출한 조성현 PD를 포함해 MBC, 넷플릭스를 상대로 3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아가동산 측은 앞서 '나는 신이다' 촬영 과정에서 반론권을 듣기 위해 방문한 조성현 PD를 무단침입으로 고소했고, 이후 '나는 신이다'가 공개된 후 5화'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 6화 '죽음의 아가동산' 편을 방송 금지해 달라면서 조 PD와 MBC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에서는 넷플릭스가 빠졌지만, 손해배상 책임을 다투는 소송에는 넷플릭스 본사까지 이름을 올렸다.
조 PD는 아가동산 측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사실이 알려진 직후 한경닷컴에 "작년 3월 31일, 저와 다른 제작진은 김기순 씨의 반론을 듣기 위해 아가동산에 찾아갔으나 무단침입으로 피소됐다"며 "당시 아가동산 측은 '김기순 씨가 고령에 건강이 안 좋아 반론을 할 수는 없지만, 반론권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는 이상한 입장을 공식적이지 않은 루트를 통해 표명했고, 제작진은 반론을 듣기 위해 찾아갔지만, 고소당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영금지신청을 낸 것"이라고 전했다.
'나는 신이다'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오대양 박순자, 아가동산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을 집중 조명한 8부작 시리즈다.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네 명의 사람,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피해자들의 비극을 냉철하고 면밀한 시선으로 살폈다는 평을 받으며 지난 3일 공개 이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다큐멘터리 최초로 넷플릭스 국내 인기 콘텐츠 1위에 등극했고, 사회 곳곳에서 '나는 신이다'에서 언급한 종교에 대한 비판이 나왔던 상황에서 지난 10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자인 조성현 PD는 "아가동산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아가동산'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접수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나는 신이다'에서는 아가동산을 이끄는 김기순이 신도 3명을 살인한 의혹이 있고, 피해자 중 한 명인 최낙귀의 어머니가 김기순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면서 무죄 혐의를 벗었다고 전했다. '나는 신이다'에 출연한 최낙귀의 생모는 김기순 측이 강요와 협박의 분위기를 조성해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심근경색으로 아이가 사망했다"고 재판에서 증언했다고 말했다.
아가동산 측이 신청서를 통해 자신들은 종교가 아닌 '협업 마을'이며, 김기순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받은 내용에 의혹을 제기하고, "사이비 종교단체 아가동산의 교주"로 매도돼 피해를 보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함께 방송을 이어갈 경우 매일 1000만 원씩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24일 진행된 방송금지 가처분 첫 심문에서 아가동산 측은 "이 프로그램은 (김기순이) 사이비 종교 단체 교주이자 살인범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들게 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넘어서 무죄가 확정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20여년도 지난 사건이고 과거 선정적인 언론보도와 검찰의 언론 플레이를 보여주는 건 (옳지 못하다)"며 "피해자 시신 등 살인 혐의에서 어떠한 증거도 나온 게 없다"고 강조했다.MBC 측은 "이 프로그램은 김기순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면서 "사건 당시 종교인들의 허위 증언 및 집단 폭행 같은 아가동산 안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사이비 종교의 성착취, 노동착취, 탈세 등의 범죄 행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인간의 보편적 윤리가 어떻게 종교라는 미명 하에 왜곡될 수 있는지 고발하고 싶었다"고 제작 의의를 소개했다.
한편 재판부는 MBC와 넷플릭스의 사이의 저작권 관련 계약서를 내달 7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하고, 판결은 이후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