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에게도 혹독한 美 비평가의 서평 모음집 [책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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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가의 독서법책은 마치 타임머신처럼 우리가 다른 시간, 다른 장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살면서 닥치는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힌트’를 주기도 한다.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김영선 옮김|돌베개
392쪽|1만9800원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끼리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신간 <서평가의 독서법>은 ‘분열과 고립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영어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서평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미치코 가쿠타니가 지었다. 그는 “정치와 사회의 분열로 쪼개진 세계에서, 문학은 시간과 장소를 가로질러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다”고 있다. 계급과 인종, 성별, 정치적 갈등 등으로 와해되고 있는 공동체가 독서를 통해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평가의 독서법>은 100여권의 책에 대한 미치코의 서평을 엮은 책이다. 미치코는 1998년 비평 분야 퓰리처상 수상자로 무라카미 하루키, 노먼 메일러 등 유명세를 따지지 않고 혹평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평의 대상은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는 소설, 회고록, 인문 사회 분야 산문까지 다양하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느낌을 준다. 서평은 책마다 두세 페이지 정도로 간결하게 썼다. 고전 문학에 흥미가 있다면 <오디세이아> <페스트> 등을, 정치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전체주의의 기원> <연방주의자 논집> 등을 골라 읽는 방식을 추천한다.
다만 시의성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점은 미리 알아야 한다. 원서가 2020년 출간됐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많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서평의 특성상 비평의 대상이 된 책을 읽어보지 않거나 배경지식은 부족한 경우 서평 내용을 이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안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