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줄 알았는데"…현금 1.5조 '거액 쩐주'로 부활한 회사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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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탄광촌 기업의 대변신1962년 강원도 정선 탄광에는 ‘검은 노다지’를 찾는 사람들로 넘쳤다. 탄광업체인 삼탄(현 에스티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의 고(故) 유성연 명예회장도 그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탄광촌이 하나둘 문 닫으면서 회사는 위기를 겪었다.
삼탄(현 ST인터내셔널) 인니 탄광 '잭팟'
작년 현금 1.5조...순이익 4000억
발리 리조트 매입...M&A 시장 기웃
미국 캘리포니아 부동산 투자도
이 회사는 1982년 눈을 돌려 인도네시아 탄광을 물색한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밀림 한복판에서 캐낸 석탄을 팔아 지난해 순이익은 4000억원에 육박했다. 보유한 현금만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거액 전주(錢主)'로 통한다.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스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1조1861억원, 1254억원을 올렸다. 2021년에 비해 각각 46.8%, 31.4% 늘었다. 순이익은 128.4% 늘어난 3942억원에 달했다.
에스티인터내셔널은 유성연 명예회장과 삼천리 창업주인 고 이장균 회장이 공동으로 세운 회사다. 이들의 2세인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 측과 유상덕 에스티인터내셔널 회장 측은 삼천리와 에스티인터내셔널 지분을 절반씩 나눠 보유하고 독자 경영하고 있다.
에스티인터내셔널은 1982년부터 인도네시아 밀림에 탐사팀을 보내 탄광을 찾아 헤맸다. 그러다 파시르 광산을 발견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북쪽으로 1300㎞ 떨어진 동부 칼리만탄주 파세르군에 자리 잡은 탄광이다. 이 탄광 면적은 509㎢로 서울시 전체 크기와 맞먹는다. 연간 110만t의 석탄을 생산해 연간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5위에 달하는 대형 탄광이다.하지만 에스티인터내셔널은 2017년 파시르 광산을 전격 매각했다. 인도네시아 탄광법인인 키데코(PT. KIDECO JAYA AGUNG) 지분 25%를 현지 기업에 6억1000만달러(약 8765억원)에 매각한 것이다. 이 가운데 4억500만달러(6466억원)는 과거 수령했고 지난해 잔금 1억6000만달러(약 2299억원)를 받아 영업외이익 형태로 회계처리를 했다.
파시르 광산 매각으로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현금, 단기금융상품, 매도가능증권 등)은 1조4903억원에 달했다. 이 현금을 한국전력공사·두산에너빌리티·이지스자산운용 채권과 예금 등으로 굴리고 있다. 넘치는 현금을 굴리기 위해 M&A 시장도 기웃거리고 있다.
2021년 인도네시아 발리의 리조트인 소피텔 발리 리조트·호텔을 943억원에 인수했다. 이 리조트는 398개의 객실과 17개의 빌라를 갖춘 5성급 호텔이다. 에스티인터내셔널은 2021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소수 지분 인수도 타진했다. 풍력발전업체와 미국 캘리포니아 부동산도 사들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