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위는 '경찰활극'…몽둥이로 얼굴 때리고 최루가스
입력
수정
연금개혁 반대시위에 무차별 체포·평화집회 탄압 논란
시위대 포위 뒤 폭언·폭행…내무부 '경찰도 다쳤다' 항변 연금 개혁 반대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무차별적으로 체포, 폭행한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혐의가 있는 경찰을 독립적인 기관에서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3일 프랑스 파리와 보르도, 낭트, 렌 등 전역에서 백만 명 이상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오면서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경찰이 경찰봉으로 시위 참가자의 얼굴을 때리거나 등을 마구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23일에는 경찰이 버스 정류장 지붕 위에 올라간 채 기자와 인터뷰하던 10대 청소년들에게 다가가 최루가스를 뿌리는 모습이 뉴스 생방송 중 화면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파트리크 보두앵 프랑스 인권연맹(LDH) 회장은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고무총을 쏘고 최루탄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시위대에게 "얼굴을 만지면 매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경찰이 시위대를 둘러싸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케틀링 전술도 사용했다면서, 경찰이 절대적인 필요에 의해 특정 조건에서만 허용되는 전술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시위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가 있는 국경없는기자회(RSF) 대변인은 취재진이 경찰의 폭행으로 다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 언론인 폴 부아예는 일간 리베라시옹에 23일 밤 파리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중 경찰 특별 조직 '브라브 엠' 대원 중 한 명이 자신의 기자증을 보고도 경찰봉으로 얼굴을 두 차례 가격했다고 말했다.
경찰의 폭행으로 경찰봉을 막아선 그의 손은 골절됐다. 브라브 엠은 2인 1조로 짝을 이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시위 도중 문제가 생기면 즉각 개입하는 경찰 특별 조직이다.
현지 매체 루프사이더가 20일 SNS에 공개한 녹취록에서 브라브 엠 대원이 청년 7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이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충격을 낳기도 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문제의 대원은 한 청년에게 "체포된 것을 행운으로 알라"며 "아니면 나는 너의 다리를 부러뜨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누군가를 두 차례 때리는 듯한 소리가 난 뒤 대원은 "얼굴에서 미소를 없애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랑 누예즈 파리 경찰청장은 24일 이 녹취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문제의 대원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좌파 의원들과 운동가들이 브라브 엠을 해체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그는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브라브 엠은 질서 유지에 필수적인 부대"라며 해당 부대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시앙스포 그로노블에서 경찰학을 연구하는 세바스티앙 로셰 교수는 "현재까지 법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경찰의 잔혹한 행위에 대한 증언이 수백 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란 조끼' 시위 때처럼 경찰의 폭력이 재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2018년 말부터 2019년 봄까지 유류세 인상에 대한 반발로 시위 참가자들이 형광 노란색 조끼를 입고 나온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당시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과 고무총, 화학 스프레이 등을 사용해 일부 시민이 화상을 입고 장애를 얻으면서 경찰의 과잉 진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도 수백 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경찰이 피로를 호소하며 규정에 맞지 않는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주에 내부 감사로 관련 혐의 11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보두앵 회장은 독립적인 기구를 구성해 경찰의 만행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경찰의 강압적인 진압을 방치할 경우 시위 현장에서 폭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현재의 긴장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대중운동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대화로 돌아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시위대 포위 뒤 폭언·폭행…내무부 '경찰도 다쳤다' 항변 연금 개혁 반대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무차별적으로 체포, 폭행한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혐의가 있는 경찰을 독립적인 기관에서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3일 프랑스 파리와 보르도, 낭트, 렌 등 전역에서 백만 명 이상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오면서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경찰이 경찰봉으로 시위 참가자의 얼굴을 때리거나 등을 마구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23일에는 경찰이 버스 정류장 지붕 위에 올라간 채 기자와 인터뷰하던 10대 청소년들에게 다가가 최루가스를 뿌리는 모습이 뉴스 생방송 중 화면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파트리크 보두앵 프랑스 인권연맹(LDH) 회장은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고무총을 쏘고 최루탄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시위대에게 "얼굴을 만지면 매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경찰이 시위대를 둘러싸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케틀링 전술도 사용했다면서, 경찰이 절대적인 필요에 의해 특정 조건에서만 허용되는 전술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시위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가 있는 국경없는기자회(RSF) 대변인은 취재진이 경찰의 폭행으로 다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 언론인 폴 부아예는 일간 리베라시옹에 23일 밤 파리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중 경찰 특별 조직 '브라브 엠' 대원 중 한 명이 자신의 기자증을 보고도 경찰봉으로 얼굴을 두 차례 가격했다고 말했다.
경찰의 폭행으로 경찰봉을 막아선 그의 손은 골절됐다. 브라브 엠은 2인 1조로 짝을 이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시위 도중 문제가 생기면 즉각 개입하는 경찰 특별 조직이다.
현지 매체 루프사이더가 20일 SNS에 공개한 녹취록에서 브라브 엠 대원이 청년 7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이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충격을 낳기도 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문제의 대원은 한 청년에게 "체포된 것을 행운으로 알라"며 "아니면 나는 너의 다리를 부러뜨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누군가를 두 차례 때리는 듯한 소리가 난 뒤 대원은 "얼굴에서 미소를 없애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랑 누예즈 파리 경찰청장은 24일 이 녹취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문제의 대원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좌파 의원들과 운동가들이 브라브 엠을 해체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그는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브라브 엠은 질서 유지에 필수적인 부대"라며 해당 부대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시앙스포 그로노블에서 경찰학을 연구하는 세바스티앙 로셰 교수는 "현재까지 법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경찰의 잔혹한 행위에 대한 증언이 수백 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란 조끼' 시위 때처럼 경찰의 폭력이 재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2018년 말부터 2019년 봄까지 유류세 인상에 대한 반발로 시위 참가자들이 형광 노란색 조끼를 입고 나온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당시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과 고무총, 화학 스프레이 등을 사용해 일부 시민이 화상을 입고 장애를 얻으면서 경찰의 과잉 진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도 수백 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경찰이 피로를 호소하며 규정에 맞지 않는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주에 내부 감사로 관련 혐의 11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보두앵 회장은 독립적인 기구를 구성해 경찰의 만행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경찰의 강압적인 진압을 방치할 경우 시위 현장에서 폭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현재의 긴장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대중운동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대화로 돌아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