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대사 "日 우익도 변화 감지…韓과 협력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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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공관장회의 참석 후 간담회윤덕민 주일본대사가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반응과 관련해 “우익 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윤 대사는 27일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 우익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안보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우익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 정체성이 중심인 우익”이라며 “안보 문제를 중시하는 우익 세력은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이날부터 닷새간 서울에서 열리는 재외공관장회의 관련 부대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강제징용 해법 도출을 위한 일본과의 협의 과정에 대해서는 “일본을 압박할 수 있는 지렛대가 없는 상황에서 어려운 협상이었다”고 털어놨다. 윤 대사가 취임하던 지난해 7월 당시 한·일 관계에 대해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있었고, 그렇다고 우리가 강하게 밀어붙였냐 하면 그렇게 하지도 못한 어정쩡한 관계였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우리가 강하게 했다고는 생각했지만 실제론 입장을 다 뒤집었다”고 덧붙였다. 전 정부에서 체결된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발표했지만, 이것이 양국 간 공식 합의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강제징용 피고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취했으나,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우리 정부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실됐다고 인정했다.
이처럼 양국 간 합의 취지와 반대되는 조치가 반복되면서 한국 정부가 수세에 몰렸다는 게 윤 대사의 지적이다. 그는 “과거엔 역사 문제를 가지고 우리가 일본을 공격하는 쪽이었다면, 완전히 역전당해 마치 일본이 도덕적 우위에 있는 듯한 상황도 봤다”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