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두 번째 경기에서 첫 패배를 맛본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경기 시간 대부분은 우리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며 긍정적인 측면을 더 크게 발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지난 경기에 시작부터 좋은 경기를 했으나 오늘은 전반 20분 정도 우리의 리듬과 템포를 찾지 못했다.
세트피스로 이른 시간 실점하며 끌려갔다"면서도 "나머지 70분은 우리가 훨씬 좋은 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이날 대표팀은 우루과이에 1-2로 져 24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2-2 무승부에 이어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 2연전을 무승(1무 1패)으로 마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누구나 지기 싫어하기에 패배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칭찬하고 싶다.
(20분 이후) 70분 동안의 경기력은 '톱 클래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득점이 취소됐을 때가 특히 아쉬웠다. 그게 인정됐다면 세 번째 골도 나올만한 자신감이 보였는데, 취소되면서 쫓기는 분위기가 되며 마무리됐다"고 곱씹으면서도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수 시절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 축구를 예고하고 그라운드에 펼쳐 보였으나 두 경기에서 연이어 두 골을 내주며 결국 승리를 챙기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수비 지적에 "'우려스럽다'는 표현을 쓰긴 어려울 것 같다. 세트피스로 두 골을 내줬는데, 세트피스 실점도 축구의 일부이니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전반에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유효 슈팅 하나, 후반의 프리킥 상황 정도를 빼면 위협적인 장면을 크게 내주지 않았다.
미드필더와 윙 포워드들도 가담하며 수비가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이어 "전방으로 공격적으로 나가야 할 땐 선수들이 자유롭게 기량을 펼쳤으면 한다.
기술 좋은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제 역할"이라며 "이번 두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들을 모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개인에 대한 평가에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1 동점 골을 넣은 황인범(올림피아코스)에 대해선 "우리 팀이 빠른 템포를 구사하고자 필요한 선수다.
이전에도 월드컵 등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이번 훈련과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역시나 뛰어났다"며 "패스 길목을 찾는 그의 능력이 우리가 빠른 경기를 하도록 도와줄 거고, 중요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에 대해선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다.
그를 팀에서 가장 잘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른 선수들이 그의 장점을 살려주고, 본인의 기량도 증가시키며 같이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굳은 신뢰를 보냈다.
이날 공격에서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준 이강인(마요르카)과 관련해선 "손흥민과 함께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을 생각했다.
오늘 경기력이 매우 좋았다"며 "상대에게 많은 어려움을 줬다.
파울만이 그를 막을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이제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를 준비한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템포를 시도하고 있다.
그런 축구를 구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세계 축구의 흐름과 강팀들이 하는 것에 맞춰서 노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보낸 열흘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선수들이 발전하고 싶어 하는 모습과 의지를 보며 앞으로의 여정을 더 기대하게 됐다"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