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세대의 첫 은행 위기…2008년보다 더 공포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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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소셜미디어서 기업 평판 중요해져"소셜미디어(SNS)의 보급과 인터넷 뱅킹 발전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시장의 공포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소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사용증가, 금융시스템 취약하게 만들어"
은행 건전성 높지만…신뢰 부족이 혼란의 원인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폴 도노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7일(현지시간) 미 CNBC에 출연해 "트위터 세대의 첫 번째 은행 위기"라며 "소셜미디어에서 평판이 기하급수적으로 중요해졌다. 이것이 이번 문제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S는 지난 14일 재무보고서에서 ‘중대한 결함(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힌 후 약 5일 만에 UBS에 인수됐다.SNS가 정보를 몇 초안에 퍼뜨릴 수 있는 것처럼, 인터넷 뱅킹은 예금을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게 했다. 그는 "은행 밖에서 (사람들이 예금인출을 위해) 줄을 서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온라인으로 버튼 몇 개만 클릭하면 바로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존 다니엘슨 런던정경대 교수는 “(소셜미디어로 인해) 2008년과 비교하면 위험한 소문이 더 많이 퍼질 수 있다”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디지털뱅킹 등의 사용 증가는 과거보다 금융시스템을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은행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이 공황을 일으켰다"며 "오늘날 우리는 쇼설미디어가 있고, 어떤 면에서 볼 때 '뱅크런'은 훨씬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는 지난주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트윗이 몇 개 올라왔고, 그러고 나서 SVB가 역대급 속도로 빨리 무너졌다”며 "이것은 완전히 게임체인저"라고 짚었다. 금융 당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 10일 SVB 은행의 폐쇄를 결정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은행의 건전성을 볼 때 SVB 파산과 CS 매각 등이 일으킨 은행 위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밥 파커 인터내셔널 캐피털 마켓 어소시에이션 고문은 "글로벌 상위 30~40개 은행을 살펴보면 레버리지는 낮고 유동성은 높다"며 "오늘날 은행 시스템의 위험은 지난 20~30년 그 어느 때보다 훨씬 작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부문의 유동성이 얼마나 탄력적인지 관계없이 섹터 내 문제가 있는 포컷이 있고, 개인 투자자는 여전히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유사한 점 있다. 은행에 대한 신뢰 부족이 혼란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토마스 조단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는 "모바일 뱅킹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은행에 대한 신뢰 부족이 상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스테파노 라멜리 장크트갈렌대 교수는 "은행에 가장 중요한 자본은 예금자와 투자자의 신뢰"라며 "신뢰를 잃으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