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건강보험 3조6000억원 흑자…누적 적립금 23조9000억원

방역 완화로 의료이용 늘었으나 수입 증가폭이 더 커
2년 연속 흑자에도…공단 "향후 재정 불확실성 커질 것"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코로나19로 줄었던 의료 이용이 늘었지만 보험료 등 수입 증가가 지출 증가 폭보다 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2년도 건강보험 수입이 88조7천773억원, 지출은 85조1천482억원으로, 3조6천291억원의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2011∼2017년 7년 연속 흑자였던 건보 재정은 보장성 강화 등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로 2018년 1천778억원, 2019년 2조8천243억원, 2020년 3천53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그러다 2021년 코로나19로 의료 이용이 줄면서 다시 2조8천229억원의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작년까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건보 누적 적립금은 23조8천701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급여비 기준 3.4개월분이라고 공단은 설명했다.작년 건보 수입과 지출은 전년 대비 각각 10.3%, 9.6% 증가했다.
수입의 경우 지난해 9월 시행된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줄었음에도 소득 증가와 경제 성장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상용 근로자 수가 늘면서 직장가입자 수가 3.2% 증가했고, 경제 성장(2021년 4.1%)과 명목임금 상승(2021년 5.0%)으로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은 4% 늘었다.체납금 징수 강화 등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 징수율 또한 102.4%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상승했다.

지출 증가율 9.6% 역시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초기 감소했던 호흡기질환 등 경증 질환 급여비가 12.9% 크게 늘었다.

특히 의원급의 외래 급여비가 16.2%가 늘어나는 등 의원급 총 급여비가 15.0% 증가했다.

또 작년 상반기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동네 병·의원 검사치료체계 전환으로 코로나19 검사·치료비 지원이 2021년 2조2천억원에서 작년 4조1천억원으로 늘었다.

수가 인상에 따른 지출 증가 폭은 약 1조원가량이며, 임신·출산 진료비 등 현금급여 확대, 건강검진 수검인원 증가로 관련 지출도 증가했다.
2년 연속 당기 흑자 행진을 이어가긴 했으나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 의료이용 회복 등으로 향후 재정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공단은 내다봤다.

당장 올해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이달 초 퇴임한 강도태 전 건보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인구 고령화와 신(新)의료 기술 등으로 재정 지출이 증가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전 데이터상으로 올해 4천500억원 정도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문재인 전 정부의 건보 보장성 강화 대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일부 수정하는 것을 포함한 건보 지속가능성 제고 대책을 추진 중이다.공단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건보 지속가능성 제고방안에 따라 재정관리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꼭 필요한 의료적 필요에 대해서는 지원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