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두 후보자 "자폐 아들 양육하며 세상 이해…소수자 인권 보호할 것"

김형두 헌법재판관 후보자
"삶이 송두리째 변화…법관으로서의 자세에 영향"
김형두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두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자폐 아들을 양육하는 경험이 세상을 폭 넓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관으로서 소수자,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자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자폐성 장애 1급 진단을 받은 둘째 아들을 언급하며 양육 경험이 법관으로서의 자세나 시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김 후보자는 "유난히도 잘 생기고 순한 아이였던 둘째가 자폐 진단을 받고 나서 우리 가족의 생활은 송두리째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부부는 자고 싶을 때 마음대로 잘 수 없고 쉬고 싶을 때 편히 쉴 수 없으며, 둘째랑 같이 외출을 하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특별한 시선을 받아야 하는 고단한 처지가 됐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처는 천직으로 생각하던 교사직을 포기하고 둘재 뒷바라지에 전념해야 했다"며 "지금도 제와 저의 몸에는 둘째로부터 꼬집히거나 물려서 생긴 상처와 흉터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어 "이러한 힘겨운 삶의 경험들은 세상에는 나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고 주변에 우리 가족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을 좀 더 폭넓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고, 법관으로서의 자세나 시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사회적 변화와 세대나 지역 갈등을 언급하며 "시대적 변화 속에서 헌법재판소는 헌법가치를 수호하고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뤄 내기 위한 중추적 역할을 요청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수자,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실질적 평등의 원칙을 실현하는 한편, 헌법질서가 존중되는 사회를 이뤄 나가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