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방안보 기조 전환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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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北 핵·미사일 도발북한이 2022년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해 핵무기 사용을 천명한 뒤 핵·미사일 폭주가 진화하고 있다. 투발 방식과 장소가 열차, 저수지, 골프장, 잠수함, 이동식 발사 차량, 산속 사일로, 절벽 등으로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4일 수중 핵드론(무인 수중 공격정) 최종 개발 시험으로 지상, 공중, 수중에서 핵실전 능력 보유에 이어 김정은은 27일 핵무력의 양적 강화를 지시했다. 이런 북한의 도발은 한·미 연합훈련의 대응 형식이지만 자체 개발한 핵전략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위협은 실제적이고 공세적이다.
자강 능력·동맹 결속 강화를
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북한은 8차 노동당 대회(2021년 1월)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5대 핵심 과업’을 제시했다. 5대 핵심 과업은 극초음속 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 안의 타격 명중률 제고, 수중 및 지상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으로 이번에 일부 성과물을 공개했다. 이 때문에 한국형 3축 체계가 매우 취약해졌다는 평가다. 즉 킬 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RP)으로 구성된 3축 체계 중 원점 타격인 킬 체인과 공중 요격인 미사일 방어가 무력화됐다.한편 북한의 핵·미사일 폭주에는 원대한(?) 목표가 숨겨져 있다. 그 목표는 북한 주도의 영토완정(領土完整)이다. 영토완정이란 한반도 전역을 공산화하는 것이다. 김일성은 6·25전쟁을 통해 영토완정을 기도했지만 실패했다. 실패한 영토완정의 꿈을 김정은이 물려받았다. 김정은은 권력 장악 후 핵무력을 통해 영토완정의 꿈을 실현해 가는 중이다. 또한 영토완정을 통해 한국의 경제적 성취를 공짜로 노획하려고 한다. 이것이 북한이 대내외의 온갖 난관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무력 고도화에 집착하는 이유다.
그러나 북한의 핵 폭주는 양면적 속성이 있다. 한편으론 핵무력 강화가 전체주의 체제 유지의 보루지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는 훼방꾼이다. 핵 폭주가 식량난과 경제난의 직접적 요인으로 결국 내부 불만과 사회갈등 요소로 작용한다. 그래서 김정은은 늘 초조함과 절박함에 시달린다는 평가다.
이런 북핵 폭주에 한국의 적극적 대응 기조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그 핵심은 자강 능력 향상과 동맹 결속 강화다. 자강은 ‘적어도 한국에 대한 공격이 이익보다 피해가 더 크다는 점을 알릴 정도의 국방력 구비’이고, 동맹은 ‘부족한 자강 능력을 보완해주는 국가 간 약속’이다. 핵심은 한국의 자강 능력 향상과 한·미 동맹 강화이고, 북한의 자강 능력 저하와 북·중 동맹 약화다. 우선 북핵 방어를 위한 현대적 장비 확충, 한·미 확장억제 및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군 장병의 실전훈련 및 한·미 연합훈련 정례화, 국민의 단합된 힘이 절실한 요소들이다.북한의 내부 균열을 통한 자강 능력 약화와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로 북·중 동맹도 와해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북한 정보화로 집권층과 주민의 내부 균열을 도모해야 한다. 따라서 북한 정보화가 가능하도록 ‘대북전단금지법’ 폐기, 과학적 수단 도입 등 제도적 장치와 수단을 마련하고, 미사일 도발에 ‘비례상응 대응 원칙’으로 북한의 군사력 탕진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물론 김정은의 초조함과 절박함이 돌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북한의 핵 폭주 상황은 국방 안보전략 기조의 전면적 전환을 요구한다. 기조 전환이 북핵 폭주와 북한의 영토완정을 차단하고 한국 주도의 자유 통일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