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어 러시아까지 도발…한·미·일은 美핵항모 앞세워 해상훈련

니미츠함 부산 입항에 북·러 동시도발…한반도 긴장 '최고조'

함재기 70대·승무원 5000명 수송 가능한 '바다 위 군사기지'
尹 "北 핵 개발 땐 1원도 못줘"…美 강습단장 "동맹과 공조 강화"

北 핵탄두 공개…핵항모 북상하자 러시아는 미사일 2발 발사
미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이 28일 부산 작전기지로 입항하고 있다. 니미츠함을 포함한 미 제11항모강습단은 전날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 해상 훈련을 했다. 연합뉴스
미국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CVN-68)’이 부산에 입항한 28일. 한반도의 안보 경보음을 울리는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러시아는 동해상에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신형 전술핵탄두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한·미는 니미츠함 간판 위에서 “한·미·일 3자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의 북한 인권보고서 첫 공개 발간 소식을 알리며 “북한 주민의 처참한 인권 유린의 실상이 국제 사회에 낱낱이 드러나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역내 긴장감이 최고조로 달아오르고 있다.

‘바다 위 군사기지’ 니미츠함 부산에

“우리는 어디로 가지 않습니다.”11항공모함강습단장인 크리스토퍼 스위니 해군 소장은 니미츠함 갑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니미츠함의 부산 입항이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스위니 소장은 “우리는 북한과의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북한이 우리를 밀어내거나 괴롭힐 수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미 연합군은 이날 니미츠함 내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국내외 취재진 80여 명이 항공모함 갑판에 올랐다. 미국·일본·영국·프랑스·아랍에미리트 등의 외신 20여 개 매체가 취재진에 포함됐다.

부산 용호동 해군 부산작전사령부 앞 바다는 강습단의 기함인 니미츠함과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디케이터(DDG-73), 웨인 E. 메이어(DDG-108)함 세 대로 가득 찼다. 니미츠함에서 지상을 잇는 현문(舷門)이 설치되자 방탄복을 입은 미군들이 하나둘씩 지상에 발을 디뎠다. 이어 정복을 입은 마크 셰이퍼 주한미해군 사령관(준장), 스위니 소장, 크레이그 시콜라 니미츠함 함장(대령)이 걸어와 김지훈 해군 해양작전본부장(준장)과 악수했다.환영식을 마친 한·미 지휘관은 곧바로 니미츠함 갑판으로 돌아가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갑판에는 미 해군 주력 전투기인 ‘슈퍼호넷’ F/A-18 20여 대가 줄지어 배치돼 있었다. 미 해군의 눈이라고 불리는 ‘호크아이’ E-2C 조기경보기와 대잠·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시호크’ MH-60 헬리콥터 2대도 눈길을 끌었다. 니미츠함은 함재기 약 70대와 승무원 5000여 명을 수송할 수 있어 ‘바다 위의 군사기지’로 불린다.

스위니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강습단이 한·미·일 연합훈련에 참여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부산에서 출항한 뒤 한·미·일 3자 훈련을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서태평양 동맹들과 상호 운용이 가능한 체계를 이뤘으면 한다”고 밝혔다.

러, 동해에 미사일 쏘며 반발

러시아는 이날 동해에서 초음속 대함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태평양 함대의 미사일 함정이 약 100㎞ 거리에서 모의 적 해상 목표물을 향해 2발의 모스키트 순항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니미츠함 ‘전진배치’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러시아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등 미·일이 연대하는 모습을 보이자 동해상에 전략폭격기 2대를 7시간가량 띄우기도 했다.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에서 신형 전술핵탄두 ‘화산-31형’을 시찰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북한이 핵탄두를 공개한 것은 제6차 핵실험 날인 2017년 9월 3일 이후 6년여 만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600㎜ 초대형 방사포를 포함해 탄도·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무기체계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산=김인엽/김동현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