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롭의 '언더독 마케팅'…스릭슨투어 투자 기대이상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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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브랜드'로 거듭난 스릭슨지금은 ‘스릭슨투어’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챌린지(2부)투어는 2019년까지만 해도 타이틀 스폰서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2부는 커녕 1부 리그인 코리안투어도 대회가 부족해 허덕일 때였다. 그래서 4년 전 스릭슨 브랜드를 보유한 던롭스포츠코리아가 챌린지 투어 명칭 사용권(스릭슨 투어)으로 20억원(4년 계약)을 쓴다고 발표했을 때 업계에선 ‘무모한 투자’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당시 홍순성 던롭스포츠코리아 대표는 “투어와 스릭슨이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해왔다”며 “이왕 시작한 거, 할 때까지 해보겠다”고 선언했다.
예산의 2배 넘는 과감한 투자
국내 볼 시장 점유율 10% 상회
브리지스톤과 2위 그룹 각축전
선수들에 개인 캐디 동반 허용
특별한 대회는 3R 방식 도입
선수들에 볼 후원 … 13회 우승
"지속 투자로 투어 인기 높일 것"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까지 성적표를 보면 던롭스포츠코리아의 ‘언더독 마케팅’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명칭 사용권 후원 전 낮은 한자릿수 점유율에 그쳤던 스릭슨 볼의 국내 시장 점유은 처음 10%를 넘어섰다. 국내 골프공 시장에서는 타이틀리스트가 시장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고, 남은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골프 용품 관계자는 “예전에는 점유율에서 명함도 못내밀었을 스릭슨이지만, 이제는 브리지스톤 등과 함께 2위 그룹으로 올라선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스릭슨 관계자는 “지금의 성과를 내기 위해 예산을 훌쩍 초과한 투자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당초 KPGA에 약속했던 20억원에 2배가 가까운 돈을 쏟아 부었다. 대회장 내 드라이빙 레인지를 마련하거나 대회장 대관 일정을 늘리면서 추가 비용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부분이 개인캐디다. 통상 2부투어 대회는 ‘4인 1캐디제’로 운영된다. 진행 속도를 높여 대관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스릭슨 투어는 대관 일정이 길어지는 부분을 감내하면서도 선수들이 개인 캐디를 대동하도록 허용했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특별한 대회에 한해서 대회 기간도 늘렸다. 통상 2부투어는 2라운드 36홀로 진행된다. 하지만 스릭슨은 투어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하며 10회 대회와 20회 대회는 3라운드 54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으로 바꿨다.선수 개인에 대한 볼 후원에도 지갑을 열었다. 지난해까지 스릭슨과 볼 후원 계약을 맺은 선수만 392명에 달한다. 덕분에 던롭스포츠코리아 자체 조사에 따르면 스릭슨투어에서 스릭슨 볼 평균 사용률은 40%대를 넘어섰다. 챌린지투어를 후원하기 전 사용률은 5%대에 불과했다. 덕분에 지난 세 시즌 동안 스릭슨 골프볼을 쓴 선수가 우승한 횟수는 13회에 달했다. 스릭슨 관계자는 “투어밴을 상시 운영하고 선수들 연습장에 직접 찾아가 트랙맨, GC쿼드를 활용하여 정밀 분석 및 피팅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실력을 항시 발휘할 수 있도록 선수 관리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픈 손가락’에서 ‘효자 브랜드’로 거듭난 스릭슨은 올해로 끝나는 명칭 사용권 계약을 연장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홍 대표는 “국내 골프 발전을 위해 스릭슨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 지 지난 수년 간 고민했다”며 “앞으로도 국내 골프 발전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스릭슨 투어가 더 많은 스타를 배출해 예전의 인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