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전국민이 공부?…한국인 금융이해력 점수 상승

지난해 한국 성인의 금융 이해력이 2년 전 대비 소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 지식이 보다 개선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장기 재무계획과 관련한 활동이 취약하고,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전문적 정보보다 가족이나 지인 추천에 주로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2022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 한국 성인의 금융이해력은 66.5점으로 2020년 조사(65.1점) 대비 1.4점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29일부터 11월30일까지 전국 만 18~79세 성인 2400명에게 금융지식과 금융행동, 금융태도 등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면접 설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이 바뀌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비교는 어렵지만, 한국인의 금융이해력은 OECD 평균 이상이다"고 전했다.부문별 조사에서는 금융지식이 75.5점으로 가장 높았다. 금융지식 가운데 이자 개념에 대한 이해가 93.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로 나타났다. 하지만 복리 이자 계산(4.14점)에 대한 이해는 매우 낮았다.

금융행위에서는 저축활동(97.8점)은 적극적인 반면, 재무상황 점검(55.7점), 장기 재무목표 설정(48.0점) 등 재무관리 활동은 취약했다. 가장 중요한 재무 목표로는 주택구입(24.8%)이 꼽혔다. 이어 결혼자금(17.4%), 노후대비(15.2%), 교육비(12.4%) 순이었다.

금융행위 항목 가운데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 점수는 50.8점으로, 전체 금융행위 점수(65.8점)를 크게 밑돌았다. 최근 2년간 금융상품이나 서비스 선택 시 친구·가족·지인 추천(58.4%)에 의존하는 비중이 금융기관 직원 제공 정보(46.2%), 전문잡지나 전문가 제공 정보(42.8%) 비중을 웃돌았다.금융태도는 52.4점이었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호하는 태도가 소폭 우세해 50점을 상회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20대(48.9점), 소득 계층별로는 연 소득 7000만원 이상 고소득층(47.8점)의 금융태도 점수가 50점을 밑돌았다. 이들은 미래보다는 현재를, 저축보다는 소비를 선호하는 태도가 더 우세했다는 의미다.

이번에 처음 실시된 디지털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 한국 성인의 디지털 금융이해력 점수는 42.9점으로, 일반 금융이해력 점수 대비 낮았다. 부문별로는 디지털 금융 계약, 온라인 공유 개인정보의 활용 가능성, 암호화폐 등에 대한 이해를 의미하는 디지털 금융지식은 52.2점이었다.

비밀번호 및 재무정보 관리, 온라인 금융상품 구매 시 규제 여부 등의 이해를 묻는 디지털금융행위는 41.3점, 온라인 거래 시 공용 와이파이 이용, 웹사이트 보안 및 이용약관 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등을 고려한 금융태도는 35.8점으로 각각 나타났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