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청문회서 난타당한 Fed "은행 규제 강화"

정치권 "美당국, 낮잠 잤냐" 질타
"자산 1000억달러 이상 집중 감독"

의회, 예금보호 한도 상향 검토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 금융감독당국이 은행 감독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마이클 바 미국 중앙은행(Fed) 금융감독담당 부의장은 28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SVB 사건을 계기로 1000억달러 이상 자산을 보유한 은행에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은행 규제 기준을 자산 5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로 높였는데 다시 1000억달러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바 부의장은 “당국의 경고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검토가 이뤄질 것이고 당국이 적절한 규제 수단을 가졌는지도 점검할 것”이라며 “자산 1000억달러 이상 은행에 대해 자본 및 유동성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SVB 사태는 잘못된 경영의 교과서 같은 사례”라며 “은행 파산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중순이 돼서야 처음으로 인지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청문회 석상에 같이 선 마틴 그루언버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회장은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에 따른 보험 비용이 모두 2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루언버그 회장은 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예금까지 전액 보호하기로 한 방침에 대해서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사태 확산이 있을 수 있었다”며 “이보다 더 나쁜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루언버그 회장은 “SVB 예금자 중 상위 10위의 총예금은 133억달러에 이른다”며 “5월 1일까지 이번 일과 관련한 보고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의원들은 Fed의 부실감독 문제를 지적했다. 존 테스터 민주당 의원은 “당국이 문제를 알았지만, 아무도 망치를 휘두르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팀 스콧 공화당 의원은 “규제당국이 수레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입법부가 현재 25만달러까지인 FIDC의 예금 보호 상한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