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컵 우승' 황선홍 감독 "이강인·오현규 빨리 만나고파"

"클린스만 감독님은 열린 분…차나 한 잔 마시며 이야기하기로"
2024 파리올림픽·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동시에 이끄는 황선홍 감독은 성인팀에서 맹활약한 이강인(마요르카), 오현규(셀틱)의 합류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22세 이하(U-22) 남자 축구 대표팀의 카타르 원정을 마치고 2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황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이강인·오현규의 최근 활약을 봤는지 묻자 "(우리와) 계속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하고 웃었다.

2001년생인 두 선수는 또래보다 기량이 월등히 뛰어난 게 황 감독에게는 오히려 딜레마다.

황 감독이 이끄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뛸 나이지만, 성장세가 완연해 성인 대표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두 선수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는 성인대표팀보다는 주로 연령별 대표팀에 뽑혔다.

그러나 새로 성인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두 선수를 중용할 태세다.

두 선수는 3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기간 콜롬비아, 우루과이의 두 차례 국내 평가전에서 모두 뛰었다. 지난 28일 열린 우루과이전에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창의적인 드리블 돌파, 정확한 왼발 크로스 등으로 대표팀 차세대 에이스로서 기량을 한껏 뽐냈다.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후 "이강인을 막을 수 있는 건 파울뿐이었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오현규 역시 우루과이전 후반 교체로 출전해 감각적인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다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을 인정받지는 못했다.

황 감독은 우루과이전을 시청했다며 "오현규 선수는 지난해 경기도 화성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할 때 처음 (나와) 만났고, 이강인 선수는 계속 만나지 못하고 있다.

빨리 좀 만나서 같이 (훈련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당장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황 감독은 이강인·오현규의 선발을 두고 클린스만 감독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저번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클린스만 감독님을 만나 이 상황에 대해 말씀드렸다"며 "감독님께서도 6월이나 9월이 되기 전 차나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하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개방적인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라 소통을 통해 협력 관계를 이루면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카타르 원정에서 황 감독이 얻은 고민은 24세 이하(U-24)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경기력이었다.
아시아 10개국이 출전한 '2023 도하컵 친선대회'에서 3연승으로 우승한 22세 이하(U-22) 올림픽 대표팀과 달리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카타르 프로팀과 두 차례 친선경기에서 1무 1패로 고전했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어느덧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황 감독은 "작년 6월 이후 U-24 대표팀은 소집이 한 번도 없었다.

지금 시급하게 조직력을 다듬고 있다"며 "이 팀은 지금 시간이 촉박해 선수 풀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어차피 또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과 합쳐야 해 6월부터는 그렇게 준비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벨기에 프로축구에서 활약 중인 홍현석(헨트)에 대한 평가도 덧붙였다.

홍현석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5골 5도움을 포함해 공식전 전체 8골 8도움을 기록하며 헨트의 붙박이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황 감독은 "작년 6월보다는 신체적인 힘이나 적극성 등이 상당히 많이 좋아졌다. 또 유럽에서 뛰고 있으니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면서도 "다만 팀과 같이 맞춰가려는 모습이 나와야 우리 팀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