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강덕 포항시장 "양극재 밸류체인 구축…배터리 특화단지 유치 반드시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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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양극재 소재 생산 세계 점유율 2위“포항에서 생산되는 양극재 15만t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165만 대를 제조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합니다. 포항은 양극재 소재 생산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소재~양극재까지 종합 밸류체인 완성
2030년까지 100만t 양산 체계 구축
쇳물이 '대한민국 산업의 쌀'이었듯이
이젠 배터리양극재가 반도체 버금갈 것
양극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선도
제2 영일만 기적 만들도록 힘쓰겠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배터리 생산원가에서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는다”며 “양극재 소재 전체를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원소재부터 양극재 소재 리사이클링까지 K배터리 전주기 생태계를 갖춘 포항의 산업경제학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강조했다.이 시장은 “포스코 포항제철에서 50년 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쇳물이 ‘대한민국 산업의 쌀’로 그 역할을 다한 것처럼, 앞으로는 배터리 양극재가 반도체에 버금가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대한민국 배터리 특화단지가 경북 포항에 지정돼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양극재 생산기지 포항의 산업경제학적 가치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배터리에 리튬을 공급하는 양극재는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에너지원으로, 배터리 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입니다. 문제는 ‘K양극재’에 들어가는 원재료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양극재 1t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구체 1t과 리튬 0.5t이 필요합니다. 국내 업체들은 양극재에 쓰이는 수산화리튬을 중국에서 대부분 들여오는데,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전구체 또한 해외 의존 비중이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 3사가 양극재 구매비용으로만 30조원을 사용했습니다. 양질의 양극재를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생산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K배터리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봅니다.”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t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양극재 세계시장 수요를 보면 2020년 61만t이던 것이 2025년에는 275만t으로 연평균 33% 이상 급성장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포항시는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GS건설 등 포항에 구축된 배터리 소재 전주기 밸류체인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t 생산 체계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양극재 100만t은 전기차 1100만 대 생산에 필요한 양입니다. 포항에서는 현재 15만t이 생산되는데, 2년 후인 2025년에는 양극재 생산량을 약 68만6000t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에코프로는 2025년까지 1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양극재 24만t 생산능력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6년까지 영일만4산단에 연 13만t 생산능력을 갖춘 양극재 공장을 건립하는 데 나서고 있습니다.
양극재 산업 특화단지로 영일만산단과 인근 산단 등 세 개 지역의 총 1000만㎡ 부지를 확보하는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지는 물론 용수·폐수·전기 등 산단 기반시설에 대한 국가 지원, 인허가 신속 처리, 맞춤형 인력 양성, 세액공제 등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은 매우 시급한 현안입니다.”▷결국 사업 성패는 양극재 원소재 조달에 달린 것 같습니다.
“포항시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고민한 분야가 바로 소재 리사이클링 입니다.
포항은 폐배터리 재활용부터 전구체 생산, 양극재 완성품 생산까지 세계 유일의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해놓고 있습니다. 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5년까지 국내 및 해외에서 블랙매스(black mass)를 연간 2만t가량 들여와 2차전지를 제조하고 산업소재 제품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블랙매스는 폐배터리에서 가치가 없는 성분을 모두 제거하고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구리가 섞여 있는 검은색 가루 형태의 중간 원료를 말합니다. 이처럼 폐배터리를 재가공할 수 있는 리사이클링 기술, 양극재 생산기술, 리튬과 전구체를 유기·복합적으로 연결하는 기술과 생산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는 도시는 세계에서도 포항이 유일합니다.
세계 전구체 1위 기업인 중국 CNGR은 1조원을 투자해 영일만산단에 2차전지 소재 생산 공장을 건립하고, 연간 황산니켈 25만t과 전구체 10만t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구체 생산 규모를 2026년 12만t으로 확대합니다.
포항시는 이를 통해 리튬, 전구체 등의 2차전지 원료, 소재 생산량을 연간 120만t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2030년 포항은 세계 양극재 소재 시장에서 16.7%에 해당하는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를 위한 총투자금은 1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특화단지 지정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2030년 포항은 양극재 분야에서 글로벌 초격차 기술 개발 및 인재 양성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입니다. 포항지역에 투자한 양극재 소재 기업은 지금보다 11배 이상 높은 7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관련 분야 원천기술도 560건 이상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생산유발 7조5495억원, 취업유발 4만9388명 등의 경제효과가 기대됩니다. 제2의 영일만 기적을 낳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포항=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