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푸른씨앗 사업주' 5년간 수수료 면제

소규모 사업장 경제적 부담 감경
2월 기준 2800여개 사업장 가입
30인 미만 사업장 가입이 유리

근로복지공단 전경.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푸른씨앗’은 퇴직연금 확산을 통해 대·중소기업 근로자의 노후 소득 격차를 완화하고자 작년 9월부터 시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공적퇴직급여제도다.

짧은 운영 기간에도 올해 2월 말 기준 2800여 개 사업장의 1만3000여 명이 가입했다. 적립금 규모는 530억원, 연 환산 수익률 2.93%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근로복지공단은 이 제도에 가입한 사업장에 5년간 수수료 ‘0원’이라는 과감한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소규모 사업장 사업주의 경제적 부담을 확실하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수료 감면 대상은 작년 9월부터 올해 말까지 푸른씨앗에 가입한 30인 이하 사업장이다. 평균 적립금이 5억원인 사업장이라면 민간 퇴직연금사업자에 가입하는 경우 연평균 250만원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이 제도에 가입하면 수수료가 5년간 면제된다.

퇴직연금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지 16년이 지났지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상당수는 퇴직연금을 통한 장기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24.0%로 300인 이상 대기업(91.4%)에 비해 도입률이 매우 낮다.

또한 퇴직연금에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사업주·근로자의 무관심 등으로 대부분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운영돼 수익률이 낮은 편이고, 퇴직급여 적립금 규모가 작고 관리 비용은 높은 중소·영세사업장의 경우 수익성을 우선하는 민간 퇴직연금사업자의 적극적인 가입 촉진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는 사업주에게 242만원(2023년 기준) 미만 근로자에 대한 사업주 부담금 10%를 지원하고 수수료까지 면제해줘 퇴직연금 가입을 망설이는 30인 이하 사업주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근로자는 퇴직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을 떨쳐내고, 공동으로 조성된 기금을 공공기관인 공단과 해당 분야 전문가가 대신 운용해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의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울산에서 자동차부품회사를 운영하는 사업주 A씨는 “퇴직연금 가입으로 인한 혜택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중소퇴직기금 가입이 회사 경영상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직원 퇴직급여의 안정적 운영을 기대할 수 있어 제도 가입을 서두르겠다”고 했다.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사진)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인 푸른씨앗이 중소기업 근로자 노후 소득 보장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가입을 원하는 30인 이하 사업장은 근로복지공단 퇴직연금 전담 콜센터 또는 공단 퇴직연금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