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이어 신제품 '켈리' 출시…"카스 잡겠다" 선전포고
입력
수정
하이트진로, 4년 만에 신제품뜨거운 ‘맥주 전쟁’이 예고됐다. 맥주 시장에서 오비맥주 ‘카스’에 밀려 2위 자리에 머무르던 하이트진로가 맥주 신제품 ‘켈리(KELLY)’ 출시를 30일 공식화했다. 가정용 맥주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경쟁사에 밀려 점유율 떨어져
호박색 맥주병에 자연주의 콘셉트
맥주시장 2위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이날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몰트 맥주 켈리를 다음달 4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맥주 신제품을 선보이는 건 2019년 3월 테라 이후 4년 만이다. 그동안 하이트진로 맥주는 오비맥주 공세에 밀리는 분위기였다. 2011년까지 ‘하이트’가 국내 맥주시장 1위를 지켰지만 2012년부터는 카스에 왕좌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점유율 하락이 이어지며 맥주사업은 2014년부터 5년간 1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하이트진로가 맥주시장에서 다시 두각을 드러낸 건 2019년 3월 테라를 선보이면서부터다. 청정 라거를 콘셉트로 선보인 테라는 올해 2월까지 누적 36억 병 판매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간 판매량이 처음 10억 병을 넘어서는 등 출시 후 연평균 23% 성장률을 기록했다. 강력한 마케팅 전략으로 음식점과 유흥 주점 등 영업용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이번에 출시한 켈리는 테라가 비교적 열세를 보이는 가정용 시장 점유율 회복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테라와 켈리 두 브랜드 각각의 강점을 내세워 맥주시장 1위를 노린다는 복안.소주와 섞어 마시는 '소맥' 시장은 테라로, 가정용과 생맥주 수요가 많은 올몰트 시장은 켈리로 수요층 확대에 나선다는 얘기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켈리는 레귤러 맥주시장에 대한 소비자들 기대와 요구를 면밀히 관찰하고 오래 연구해 만든 제품”이라며 “강력한 돌풍을 일으켜 소주에 이어 맥주 부문에서도 1위를 탈환하겠다”고 말했다.
가정용 맥주시장 반격 노려
하이트진로는 켈리를 선보이면서 국내 레귤러 맥주 최초로 ‘앰버(호박색)’ 컬러 병을 개발하는 등 기존 제품과 차별화 포인트를 뒀다. 건강 콘셉트도 도입했다. ‘KELLY’는 ‘KEEP NATUALLY’의 줄임말로 인위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자연주의적 원료와 공법, 맛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회사 측은 덴마크에서 북대서양 해풍을 맞으며 자란 프리미엄 맥아만 사용하고 두 번의 숙성 과정을 거친 게 켈리의 특징이라고 회사 설명했다. 일반 맥아보다 24시간 더 발아시키는 ‘슬로 발아’를 통해 켈리만의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켈리는 ‘라거 맥주에서 공존하기 힘든 두 가지 맛인 부드러움과 강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만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상반된 두 가지 속성을 조화시키기 위해 지난 3년간 가장 부드러운 덴마크산 맥아를 찾아내고 균형잡힌 주질을 만들어내는 ‘더블 숙성 공법’(7도에서 1차 숙성한 뒤 -1.5도에서 2차 숙성)을 연구해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켈리는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 채널과 음식점, 유흥업소 등 유흥 채널에서 동시 판매될 예정이다. 출고 가격은 기존 맥주와 같고 알코올 도수는 4.5%다.
켈리 출시로 기존 올몰트 브랜드였던 맥스는 출시 17년 만에 사라질 전망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기본적으로 개별 브랜드 전략으로 소비자 선택을 받는 것은 개별 브랜드의 몫"이라며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도태되면 단종 수순을 밟게 된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