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알츠하이머 초조증 치료제 나오나…내달 美 FDA 자문위 개최

오츠카·룬드벡 항우울증약 '렉설티' 임상 3상 근거 제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항우울제 ‘렉설티(성분명 브렉스피프라졸)’를 세계 첫 알츠하이머 치매 초조증 치료제로 승인할지를 두고 자문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FDA는 다음 달 14일 정신약물의약품자문위원회와 말초·중추신경계의약품자문위원회를 소집해 렉설티의 알츠하이머 초조증 치료제 승인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자문위원회의 권고 내용은 강제력이 없지만 FDA는 통상적으로 그 뜻을 준수해왔다. FDA는 알츠하이머 초조증 치료제로 렉설티를 승인할 지에 대해 5월 10일까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오츠카와 룬드벡이 공동개발한 렉설티는 2015년 처음 정신분열증 및 주요 우울 장애 치료의 보조요법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 2022년에는 13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 환자의 조현병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확장했다.

오츠카와 룬드벡은 알츠하이머 초조증으로 진단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배정 임상(RCT) 3상 3건의 결과를 이번 적응증 확장을 위한 근거로 FDA에 제출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렉설티 2㎎ 또는 3㎎ 투약군과 위약군의 CMAI(Cohen-Mansfield Agitation Inventory) 총점 차이가 12주차에서 확연히 갈렸다(p=0.0026). CMAI는 초조한 행동의 유형과 빈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임상 기준이다.

개발사 측은 안전성과 내약성이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치료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는 렉설티 투약군이 6.3%로, 위약군 3.4% 대비 높게 나타났다. 이미 승인된 적응증에서 발생하는 것과 같은 빈도라고 덧붙였다.알츠하이머 초조증은 알츠하이머가 진행됨에 따라 나타나는 부가적인 증상(Secondary Symptom)이다. 알츠하이머의 주증상은 인지기능 저하이지만 증상이 악화됨에 따라 초조함을 비롯한 폭력성 등 부가 증상 등이 빈번히 나타난다. 초조증은 알츠하이머 환자 중 45%에서 보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족과 간병인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3월 30일 18시 4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