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89%·포스코 66% 영업이익 급감…"추정치보다 나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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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어닝쇼크' 공포
지난해 경기침체 속 선방했지만
수요둔화 장기화에 재고 쌓여
이익 전망치, 올 들어 반토막
작년 12월 초만 해도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4조5201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1월 초 22조7713억원, 지난달 초 16조368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실적 추정치가 내려가는 이유는 4월 7일 1분기 실적 발표 시즌 시작을 앞두고 ‘어닝 쇼크’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을 낮춰 잡고 있다”고 말했다.국내 수출 기업들은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전기전자 등 업종을 불문하고 대부분 1분기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502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4조1214억원) 대비 89.4%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2월 예상치는 7조1142억원이었으나 올해 들어 추정치가 5분의 1토막 났다.
석유화학과 철강은 원가 상승과 수요 감소의 충격을 동시에 받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7534억원으로 66.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영업이익 감소율 -63.8%), 금호석유화학(-76.3%), LG화학(-40.9%) 등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전기전자·게임도 직격탄
지난해 호실적을 냈던 정유업체들도 올해 부진이 예상된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재고평가 손실이 전망되고 있어서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영업이익이 555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491억원) 대비 3분의 1토막 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은 영업이익이 6328억원으로 52.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전기전자는 소비 침체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LG이노텍은 1분기 영업이익(1779억원)이 5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출하가 줄면서다. LG전자는 가전과 TV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44.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코로나19 직후 실적 성장을 주도했던 게임과 인터넷 업종도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재택근무 효과로 재미를 봤던 게임주는 어닝 쇼크가 전망된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1분기 영업이익이 628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대비 74.3% 급감한 규모다. 카카오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한 1393억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이 개선되는 업종은 조선, 2차전지, 태양광, 자동차 등 일부에 국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