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열차' 줄인 코레일…매주 아파트 91가구 지을 분량 못 나른다

지난달부터 주당 운행 2회 감소
2080t 유통 차질…업계 한숨
사측 "수익구조 개선 위한 결정"
시멘트 품귀 현상으로 전국 건설현장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최근 화물열차 운행 횟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의 감차로만 매달 중소형 아파트단지(450가구)를 지을 분량의 시멘트 공급이 감소했다.

31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2023년 상반기 화물열차 개편안’에 따르면 코레일은 올 3월부터 시멘트 화물열차 하루 최대 운행 가능 횟수를 66회에서 64회로 축소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여객열차를 늘리고, 화물열차 운행 편수를 감축한 것이다. 코레일은 주중 운행을 줄이는 대신 주말 운행은 늘렸지만, 종합하면 1주일 평균 206회 운행하던 시멘트 열차가 204회로 감소했다. 코레일은 이 같은 안을 3월부터 적용했다.시멘트 화물열차는 한 번 운행할 때 20량이 움직인다. 이때 운반되는 시멘트는 1040t이다. 주당 2회 운송이 줄어들면 매주 시멘트 2080t의 유통에 차질이 빚어진다. 부족해진 시멘트 물량을 건설현장까지 나르기 위해 대형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20대가 강원, 충청지역 공장 등에 추가 배치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멘트 2000t이면 전용면적 85㎡ 아파트 91가구를 지을 수 있다고 추산한다.

시멘트·레미콘업계는 광운대역 시멘트 저장시설(사일로)이 2020년 말 폐쇄된 이후 가뜩이나 수도권 공급이 어려워졌는데, 화물열차 횟수를 줄인 것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호소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시멘트가 제때 운송되지 않으면서 시멘트 공급 불안이 증폭됐다”며 “화물열차 감소로 시멘트 운송에 문제가 생기다 보니 건설현장에 부하가 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물열차 감차는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레일이 열차를 줄이면 대형 BCT 운행을 늘려야 해 대기오염 유발이 증폭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코레일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화물열차 감차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계획 대비 운행률이 매우 저조한 열차만 줄인 것”이라며 “이용자 수요를 분석해 운행률이 높은 곳은 추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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