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의 시멘트 파동…건설현장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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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부족에 중소건설사 타격전남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는 최근 입주 예정자들에게 “시멘트 품귀로 공사가 크게 지연됐다”며 4월 예정이던 입주일을 5월로 미루겠다고 통보했다. 인천 검단신도시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건설 현장도 지난 20일부터 시멘트 공급이 안 돼 골조 공사가 지연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이렇게 시멘트 공급이 달리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公共공사 현장 90% 지연 속출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공급이 부족해 LH가 시공하는 주택,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학교 같은 관급 건설 현장이 일제히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지방 중소형 주택건설 현장 상당수도 발이 묶였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국 시멘트 공장 소성로의 30%가량이 친환경 설비 구축 작업에 들어가면서 시멘트 생산이 급감한 탓이다.시멘트 공급난의 충격파는 공공 건설 현장과 지방 중소형 주택건설 현장을 우선 덮쳤다. 시멘트회사들이 대량·장기 거래를 하는 대형 레미콘사 위주로 물량을 배분하면서 관급 공사에 주로 참여하는 중소형 레미콘사가 뒷순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일부 레미콘사가 관급 공사보다 수익성 높은 민간 공사 현장에 우선 공급한 영향도 컸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순위 100대 건설사가 운영 중인 154곳 건설 현장 중 98곳(63.3%)에서 시멘트 수급 불안에 따른 공정 중단·지연이 발생했다. 공공 공사 현장은 42곳 중 38곳(90%)에서 시멘트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1990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주택 200만 호 건설 정책 발표에 따른 ‘시멘트 파동’ 수준의 충격이 닥쳤다”고 우려했다.
안대규/유오상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