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이수만 떼고 3.0 닻 올렸다…새 대표이사에 장철혁(종합)

"글로벌 엔터사로 거듭나겠다" 포부…이수만, 정기주총 불참
SM엔터테인먼트 새 대표이사로 장철혁 현 CFO(최고재무책임자)가 31일 선임됐다.SM은 이날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장철혁 신임 대표이사를 포함해 새 사내·사외·비상무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들 새 경영진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체제에서 벗어나 회사 미래 비전 'SM 3.0'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장 신임 대표이사는 공인회계사 자격을 갖춘 전문가로, KPMG·PwC에서 회계감사, 기업 인수·매각 자문, 인수 실사, 기업가치 평가 등의 업무를 맡았다.이후 바디프랜드 해외사업부장과 스킨푸드 CFO 등을 거쳤고, SM에는 지난해 CFO로 입사했다.

그는 최근 경영권 분쟁 이슈에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이사를 대신해 굵직한 발표 때마다 유튜브에 직접 출연해 사안을 설명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장 대표이사는 "SM 3.0이라는 새로운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대표이사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이어 "SM이 팬과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및 책임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

SM 3.0 전략을 충실하게 이행해나가고, 아티스트·팬·주주·임직원 모두와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장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지원 마케팅센터장과 최정민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SM의 '우군'을 자처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와 장윤중 카카오엔터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장윤중 기타비상무이사는 앞으로 글로벌 진출 등 SM과 카카오 사이의 협력에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SM 사내이사들을 도와 글로벌 메이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1∼3등 반열에 오르는 메이저 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M 인수를 두고 카카오와 경쟁하던 하이브 측 후보들은 합의에 따라 모두 사퇴했다.

주총에서는 SM 현 경영진이 추천한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태희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 문정빈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이승민 피터앤김 파트너 변호사, 조성문 차트메트릭 대표 5명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SM 이사회가 추천한 민경환 블로코어 파트너는 사외이사 후보에서 앞서 자진 사퇴했다.
주당 배당금 1천200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제28기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등을 담은 정관 변경안 등도 통과됐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SM 설립자 겸 주주명부폐쇄일 기준 1대 주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해외에 머물러 주총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이사 등 현 경영진은 이날부로 임기가 종료됐다.

이성수 공동대표이사는 '현 경영진이 라이크기획과의 부당한 계약을 승인한 만큼 누적 1천600억원에 달하는 용역비를 회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우리도 결의에 참여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 시간이 걸릴지언정 조금씩 개선해 온 것이 오늘의 주주총회"라고 답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는 "작년 연말 장기간 지속된 라이크기획(이수만 개인 회사)과의 계약을 조기 종료했고, 사외이사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며 "멀티 제작센터와 레이블을 도입하는 등 회사의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수립해 실행 중"이라고 말했다.새 경영진 진용이 갖춰짐에 따라 SM은 올해 신인 데뷔와 기존 아티스트를 활용한 다양한 솔로·유닛을 론칭해 매출원을 다각화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을 중심으로 SM 3.0 전략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