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EU 中 대사 "유럽, 제정신이라면 美 따라가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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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주도 무역 체제에 동참하는 유럽연합(EU)의 최근 행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주EU 중국 대사가 한 유럽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동향을 강력히 규탄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유럽 정상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를 에둘러 경고했다.
주EU 푸콩 중국 대사는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유럽이 미국을 따라 중국과의 무역 제한에 나서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유럽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경고했다. 그는 "어느 누가 제정신이라면 중국처럼 번창하는 시장을 포기하겠느냐"며 "유럽연합(EU) 정치인들이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비즈니스 정서를 훼손한다면 결국 스스로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최근 미국 주도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에 동참한 네덜란드를 콕 집어 경고했다. 네덜란드는 최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뿐만 아니라 한 세대 전 모델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까지도 중국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푸 대사는 "유럽 당국이 그들의 이해관계가 어디에 놓여있는지를 알고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저항하길 바란다"면서 "우리 중국으로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자국의 이익이 짓밟히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의 수출 제한 정도에 따라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튿날인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미국에 맞서 전략적 자주성을 견지할 것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반대 등을 강조했다. 보아오포럼(28∼31일·하이난성)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은 스페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연 자리에서다.시 주석은 이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중국·유럽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유럽의 전략적 자립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동참하지 말고 독자적 대중정책을 세울 것을 당부한다는 뜻이다. 또한 "다자주의를 지향하고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지키며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는 중국과 유럽은 현대화의 길 위에서 협력하고 세계적인 도전에 함께 대처하는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주EU 푸콩 중국 대사는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유럽이 미국을 따라 중국과의 무역 제한에 나서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유럽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경고했다. 그는 "어느 누가 제정신이라면 중국처럼 번창하는 시장을 포기하겠느냐"며 "유럽연합(EU) 정치인들이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비즈니스 정서를 훼손한다면 결국 스스로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최근 미국 주도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에 동참한 네덜란드를 콕 집어 경고했다. 네덜란드는 최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뿐만 아니라 한 세대 전 모델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까지도 중국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푸 대사는 "유럽 당국이 그들의 이해관계가 어디에 놓여있는지를 알고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저항하길 바란다"면서 "우리 중국으로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자국의 이익이 짓밟히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의 수출 제한 정도에 따라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튿날인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미국에 맞서 전략적 자주성을 견지할 것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반대 등을 강조했다. 보아오포럼(28∼31일·하이난성)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은 스페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연 자리에서다.시 주석은 이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중국·유럽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유럽의 전략적 자립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동참하지 말고 독자적 대중정책을 세울 것을 당부한다는 뜻이다. 또한 "다자주의를 지향하고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지키며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는 중국과 유럽은 현대화의 길 위에서 협력하고 세계적인 도전에 함께 대처하는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