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재소자가 입원 중 보호장비 채우려던 교도관 폭행"

블라인드에 교도관이 폭로 글…"사명감으로 일하지만, 공권력 무너져"
얼굴 흉터 등 피해 교도관 병가 내…경찰, 교도관 신고로 수사 중
"수원구치소, 폭행 사건 제때 보고 안해" 주장도…법무부 조사 착수

수도권의 한 교정시설 재소자가 외부 진료 중 교도관을 폭행해 교도관이 다쳤는데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인 지난달 3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게시판에 '교도소 실태1'이라는 제목과 함께 얼마 전 수원구치소에서 복역 중인 수용자가 자해해 대학병원에 입원하면서 발생한 폭행 사건이 소개됐다.
자신을 현직 교도관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치료를 마치고 (재소자를) 병실 침대에 눕히는 중 도주 등을 우려해 (교도관이) 보호장비(발목 보호대, 수갑 등)를 다시 채우려고 하자 완강히 거부하며 폭언과 폭행을 시작했다"며 "이 수용자가 온몸으로 가격해 얼굴에 흉터가 남을 정도로 직원이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대 인원의 부족으로 폭행 직후에도 피해 직원을 수용자와 분리 조치하지 않고 새벽까지 같은 병실에 있게 했고, (피해 직원은) 계속해 수용자의 폭언과 협박에 시달렸다"고 설명했다. 글 작성자는 "교정 교화와 인권이라는 보호막 뒤에 숨어 올바른 교도소가 아닌 범죄자의 요양원·합숙소가 되어 가는 현 실태를 국민에게 알려 이를 바로 잡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며 "교도관들도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으나 범죄자들의 인권 위주의 정책으로 공권력이 무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소자의 교도관 폭행 사건은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안양의 한 병원에서 "재소자로부터 폭행당했다"는 교도관의 신고를 접수해 자세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피해 교도관은 병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수원구치소가 폭행 사건을 상부에 제때 보고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돼 법무부가 서울지방교정청에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