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의 제왕 꿈꾼다면…'반·지'를 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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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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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펀드매니저 서베이
국내 운용사 103명 설문…2분기 투자 전략은
반도체, 바닥 찍고 반등 임박
2차전지株는 의견 엇갈려
AI·리오프닝·로봇도 관심
< 반·지 : 반도체·2차전지 >
2분기 주도 업종 1위는 반도체
펀드매니저들은 2분기 시장을 주도할 업종·테마(2개 복수 응답)로 반도체(54.4%) 2차전지(31.1%) AI·챗봇(24.3%) 리오프닝(17.5%) 로봇·항공우주(13.6%) 등을 지목했다. 2분기 조정받을 우려가 큰 업종·테마(2개 복수 응답)로는 2차전지(36.9%) 금융(32.0%) 건설(24.3%) 메타버스(11.7%) AI·챗봇(9.7%) 등을 꼽았다. 반도체주가 조정을 겪을 것이라는 답변은 7.8%에 그쳤다.최근 두드러진 급등세를 보인 2차전지주의 경우 “더 오른다”와 “너무 올랐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베테랑급’ 펀드매니저일수록 후자 쪽 입장을 취했다는 것이다. 최고투자책임자(CIO) 직급 응답자의 80%가 2차전지를 조정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 꼽았다. 이들은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거의 다 선반영됐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과도해졌다” 등의 설명을 덧붙였다.
금융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지난 1분기 조사에서 12.4%에 불과했지만 이번 2분기 조사에서 세 배 가까이 급등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가계부채의 부실화 문제를 지적한 펀드매니저가 많았다.
기대 수익률 눈높이 올라
2분기 시장에 영향 미칠 변수(2개 복수 응답)는 ‘인플레이션·금리 인상’이라는 답변이 50.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기업 실적 둔화’(43.7%), ‘금융 시스템 리스크’(37.9%), ‘중국 리오프닝’(28.2%), ‘소비 심리 위축’(17.5%) 등의 순이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을 종료하는 시점은 올 2분기로 예상한다는 펀드매니저가 43.7%로 가장 많았다. 3분기와 4분기로 점친 응답자가 각각 30.1%, 9.7%로 뒤를 이었다.연초만 해도 우울한 전망으로 가득했던 증시는 예상 밖의 1월 랠리를 펼치는 등 선방했다. 펀드매니저들도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올해 연간 주식투자 목표 수익률은 몇 %로 잡는 게 적절하냐는 질문에 ‘10~15%’(26.2%)라는 응답이 1위를 기록했다. 석 달 전 1분기 조사에서는 ‘5~7%’(34.5%)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기대 수익률의 눈높이가 한층 올라간 셈이다.
SVB 사태로 시작된 금융 시스템 리스크의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 같냐는 질문에는 “부실 금융회사가 더 늘겠지만 원만하게 수습될 것”이라는 답이 67.0%를 차지했다. “대형 위기로 확산할 것”이라는 시각은 4.9%의 소수 의견에 불과했다.2분기 코스피지수 예상 상단은 ‘2500~2599’(39.8%)와 ‘2600~2699’(23.3%)를 제시한 펀드매니저가 절반을 넘었다. 코스피지수 하단은 ‘2300~2399’(33.0%)와 ‘2200~2299’(31.1%)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코스닥 조정 예상”
펀드매니저들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 뒤 2분기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곳은 어딘지를 고르도록 하는 질문도 있었다. ‘국내’와 ‘미국’의 경우 각각 50.9%, 49.1%로 엇비슷했다. ‘선진국’(49.1%)과 ‘신흥국’(50.9%) 역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반면 ‘코스피 대 코스닥’에서는 코스피(66.7%)가, ‘국내 대형주 대 국내 중소형주’에서는 국내 대형주(68.3%)가 압도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았다. 최근 유가증권시장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닥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다수를 차지했다. ‘국내 대형주’(39.0%)와 ‘해외 대형주’(61.0%), ‘국내 성장주’(33.7%)와 ‘해외 성장주’(66.3%) 간 비교에서는 해외 쪽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답변이 우세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