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보다 더 뜨거워"…자이글, 한 달 새 주가 6배 '껑충'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2차전지 사업 진출 기대감
자이글 3월 상승률 1위 기록
주가 4250원→2만4050원

증권업계 “투자 신중해야”
Getty Images Bank
삼겹살을 맛있게 해주는 그릴. 이 그릴을 만드는 회사가 3월 증시를 뜨겁게 달궜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에코프로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이 기업은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자이글. 3월 31일 종가는 2만4050원. 3월 2일 종가인 4250원 대비 한 달간 465.88% 급등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의 상승률은 81.27%다.


3월 465% 오른 자이글 … 월간 상승률 1위


3월 월간 상승률 1위를 차지한 자이글은 2016년 9월 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일반청약 경쟁률 610 대 1을 기록하며 3조원 넘는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희망공모가 2만~2만3000원을 제시했던 회사 측이 기관들의 저조한 수요예측에 공모가를 1만1000원으로 확 낮췄기 때문이다.자이글은 적외선 조리기 제조업체로 유명하다. 최근 주가 상승 이유는 2차전지 사업에 대한 기대로 보인다. 자이글 홈페이지를 가면 ‘국내 대기업이 생산하지 않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글이 나온다. 자이글은 지난해 12월 28일 공시에서 2차전지 제조시설 및 연구설비 구축을 위해 주식회사 씨엠파트너로부터 경기 평택시 모곡동의 토지 및 건물과 기계장치, 구축물 등을 74억원에 양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주가는 장중 29.41% 급등한 7700원까지 찍지만 6060원에 마감한다. 회사 측은 다음날 자기자본 대비 14%에 해당하는 63억원 규모 단기차입금 증가를 결정한다.
자이글 주가 그래프
2개월여간 횡보하던 주가는 3월 들어 갑자기 고공행진한다. 3월 9일 100만 주가 넘는 거래량이 터지며 전일 대비 29.91% 상승한 6190원에 거래를 마친다. 이 상한가는 급등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다. 이후 3월 24일, 3월 27일, 3월 29일 상한가를 기록한다. 3월에만 네 번의 ‘불기둥’을 보여준 것이다. 이 기간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종목, 투자경고종목 등으로 지정되며 3월 28일과 3월 30일 두 번의 거래 정지를 맞는다. 현재는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됐다. 투자위험종목은 신용 거래가 불가능하고 위탁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한다.


자이글 “美 2차전지 합작법인 설립 협의 중” … 증권업계 “투자 신중해야”


3월 30일 자이글은 공시를 통해 해외(미국) 2차전지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상황을 밝혔다. 안선영 이사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투자하는 방안 등과 관련해 세부 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안 이사는 “합작법인의 투자 금액과 일정은 미국 측 기밀유지 약정에 따라 그 내용을 공표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했다. 또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유상증자(제3자 배정)를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들이 확정되면 일정에 따라 공시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증권업계에서는 자이글을 어떻게 볼까. 상장일인 2016년 9월 6일부터 15개의 보고서가 나왔다. 2019년 2월 14일 한국IR협의회가 낸 보고서가 마지막이다. 최근 보고서가 없다는 건 증권사의 관심이 낮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이글 홈페이지 2차전지 사업 소개 부문 캡처.
자이글은 2021년 매출 202억원과 영업손실 5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도 매출 150억원과 영업손실 27억원으로 실적이 저조했다. 2년 연속 적자다. 총 주식 수는 1353만910주다. 이진희 대표이사 외 2인이 지분 68.24%(923만3897주)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는 0.78%(10만5389주)다.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은 30% 정도라 변동성에 취약하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자이글의 주가가 2차전지 사업 기대감으로 단기간 급등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게 없는 만큼 초보 투자자는 섣불리 접근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자이글은 3월 31일 시간외 거래에서 3.12% 하락했다.

한편 종목 토론 게시판에서는 ‘美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수혜주다’ ‘이 종목 투자는 도박과 같다’ 등의 내용을 놓고 개인투자자들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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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