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에 1만6000원"…유난히 비싼 평양냉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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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유명 냉면집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섰다. 한낮 기온이 20도를 넘나들며 ‘냉면의 계절’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냉면 한 그릇에 1만5000원이 넘는 것은 예삿일이 됐다. 냉면 한 그릇에 만두라도 시켜먹는다면 2만원이 훌쩍 넘는 건 기본이다. 지난 2년 간 서울의 냉면 평균 가격 상승률만 18%가 넘는다.
봉피양만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아니다. 올해 냉면 가격 인상 행렬은 서울 염리동에 본점을 둔 을밀대가 먼저 끊었다. 지난해엔 가격을 동결했던 을밀대는 올 초 2년만에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을밀대의 물냉면과 비빔냉면 가격은 각각 기존의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000원 인상됐다. 올해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서울 충무로 필동면옥도 올 초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냉면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올 들어 가격 조정은 없었지만 기존 냉면 가격이 각각 1만6000원이던 65년 전통의 우래옥까지 포함하면 서울 내 상당수의 유명 냉면집들이 냉면 한 그릇 가격을 1만5000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이다.
가격 인상이 유명 냉면집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2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 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지역의 냉면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692원으로 지난해 같은달 평균 가격(9962원)과 비교해 7.3% 인상됐다. 2년 전 같은달과 비교하면 무려 18.8%가 올랐다. 서울의 한 냉면 전문점 관계자는 “지속되는 물가 인상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국산 메밀 가격도 쉼 없이 오르고 있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국내산 메밀이 30% 함유된 업소용 메밀가루는 20kg에 9만7740원에 거래되고 있다. 6개월 사이에 9만2390원에서 5.8%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산 메밀가루 20㎏은 2021년 17만원대에서 최근 25만원대까지 올랐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국내산과 수입산 메밀 모두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중국과 함께 세계 5대 메밀 생산지 중 하나다. 주산지인 강원도는 지난 가을 수확철에 강풍 피해를 입었다. 메밀은 가볍기 때문에 강풍이 불면 알곡이 떨어져나간다. 강원도에서 국내산 메밀로 빵을 제조하는 최모씨는 “메밀은 사람이 직접 타작해야하는 작물이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재배 수익성이 떨어져 재배 면적도 줄어드는 추세라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밀가루를 필두로 한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도 무섭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0.4%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11.1%)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밀가루 가격 상승률은 22.3%로 전체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송영찬/한경제 기자 0full@hankyung.com
'냉면 한 그릇'에 1만6000원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벽제가 운영하는 냉면 전문점 봉피양은 지난달 20일부로 평양냉면과 비빔냉면의 가격을 기존의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6.7% 인상했다. 지난해 초 가격을 1000원 올린데 이어 2년 연속 인상이다. ‘메밀 100%’ 순면으로 변경할 경우 2000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만두 3개라도 추가한다면 가격은 2만4000원에 달한다. 배달을 시킨다면 기본 배달팁(3600원)까지 추가돼 가격 부담은 더욱 커진다.봉피양만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아니다. 올해 냉면 가격 인상 행렬은 서울 염리동에 본점을 둔 을밀대가 먼저 끊었다. 지난해엔 가격을 동결했던 을밀대는 올 초 2년만에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을밀대의 물냉면과 비빔냉면 가격은 각각 기존의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000원 인상됐다. 올해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서울 충무로 필동면옥도 올 초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냉면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올 들어 가격 조정은 없었지만 기존 냉면 가격이 각각 1만6000원이던 65년 전통의 우래옥까지 포함하면 서울 내 상당수의 유명 냉면집들이 냉면 한 그릇 가격을 1만5000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이다.
가격 인상이 유명 냉면집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2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 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지역의 냉면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692원으로 지난해 같은달 평균 가격(9962원)과 비교해 7.3% 인상됐다. 2년 전 같은달과 비교하면 무려 18.8%가 올랐다. 서울의 한 냉면 전문점 관계자는 “지속되는 물가 인상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메밀, 밀가루 등 식재료 가격 줄줄이 인상
냉면과 함께 또다른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짜장면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지역 자장면 1인분 평균 가격은 6723원으로 지난해 같은달(5769원)과 비교해 16.54% 인상됐다. 2년전 같은 달(5346원)과 비교해선 25.7%가 올랐다. 지난 2년 간 평균가격이 15.35% 오른 비빔밥이나 11.43% 오른 삼계탕과 비교해도 큰 폭의 인상이다.냉면과 짜장면 값이 크게 오르는 ‘누들플레이션(누들+인플레이션)’에는 식자재 값 인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수입 메밀 도매가격은 ㎏당 평균 4704원을 기록 중이다. 2년 전과 비교해 12.3% 올랐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메밀 도매가격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최고치다.국산 메밀 가격도 쉼 없이 오르고 있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국내산 메밀이 30% 함유된 업소용 메밀가루는 20kg에 9만7740원에 거래되고 있다. 6개월 사이에 9만2390원에서 5.8%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산 메밀가루 20㎏은 2021년 17만원대에서 최근 25만원대까지 올랐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국내산과 수입산 메밀 모두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중국과 함께 세계 5대 메밀 생산지 중 하나다. 주산지인 강원도는 지난 가을 수확철에 강풍 피해를 입었다. 메밀은 가볍기 때문에 강풍이 불면 알곡이 떨어져나간다. 강원도에서 국내산 메밀로 빵을 제조하는 최모씨는 “메밀은 사람이 직접 타작해야하는 작물이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재배 수익성이 떨어져 재배 면적도 줄어드는 추세라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밀가루를 필두로 한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도 무섭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0.4%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11.1%)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밀가루 가격 상승률은 22.3%로 전체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송영찬/한경제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