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비금융 아우르는 궁극의 미래형 통합서비스 '슈퍼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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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FO 인사이트모든 산업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소비자들의 편의성과 원활한 경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슈퍼앱(Super App)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는 추세다. 슈퍼앱은 하나의 기능만 제공하는 단일앱과 달리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음식 배달, 티켓 예매, 온라인 쇼핑, 게임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단일 플랫폼 내 통합된 인터페이스로 제공하는 앱이다. 특히 슈퍼앱은 스마트폰 사용이 빠르게 증가해 모바일 의존도가 높은 인도·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슈 분석
원스톱 솔루션
'슈퍼앱' 급성장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배달, 티켓 예매, 게임, 쇼핑 등
단일 플랫폼 내에서 제공
여러 앱 사용 번거로움 해소
높은 사용자 경험 제공
'고객 록인'에 결정적 기여
○해외 슈퍼앱, 동남아 등 글로벌로 확대
슈퍼앱의 가치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용자 니즈를 원스톱 솔루션으로 충족시킨다는 데 있다. 여러 앱을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높은 사용자 경험을 토대로 궁극적으로 ‘고객 록인’(Lock in)’에 기여할 수 있다.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도 슈퍼앱이 가진 강점이다. 직관적이며 이해하기 쉬운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는 고객 여정을 원활히 하고 다양한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해외 슈퍼앱 분야의 선두주자 중 하나는 텐센트(Tencent)가 2011년 개발한 중국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챗(WeChat)이다. 월간 10억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위챗은 메신저 및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미니 프로그램(Mini Program)을 통해 인스턴트 메시지, 온라인 쇼핑, 가상 지갑, 결제 서비스, 음식 배달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며 수많은 중국인의 일상생활을 위한 필수 앱으로 성장했다.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택시 호출 앱으로 출시된 그랩(Grab)도 2000만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했다. 전자상거래 및 결제 등과 같은 금융, 배달, 호출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했다. 그랩의 모바일 결제서비스 그랩페이(GrabPay)는 앱 서비스 결제는 물론 가맹점에서도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금이 여전히 널리 쓰이는 동남아에서 디지털 결제를 확산시키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기반을 둔 고젝(GoJek)도 3800만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슈퍼앱으로 꼽힌다. 2010년 승차 공유 서비스로 시작했다. 지금은 승차권, 음식 배달, 모바일 결제 등 20개 이상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의 여러 국가로 확장했다.
○빅테크·핀테크,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진화
국내에선 무료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성장한 카카오톡을 대표적인 슈퍼앱으로 들 수 있다. 카카오톡은 지급결제(카카오페이), 음식 배달, 온라인 쇼핑, 선물하기 등과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는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외 시장으로도 확장 중이다. 국내 스타트업 투자 및 이종산업 기업 인수 등을 통해 서비스 영역·밸류체인을 지속적으로 넓히며 고객 오퍼링(offering)도 확대하고 있다.한국을 대표하는 포털서비스 네이버도 검색서비스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 뉴스, 결제, 쇼핑, 간편인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 쇼핑, 네이버페이 결제, 소상공인 쇼핑몰 구축 솔루션인 스마트스토어 등의 연계를 통해 사용자와 소상공인 거래를 중개하는 대표 플랫폼이다.국내 대표적인 슈퍼앱 성공 사례로는 간편송금 서비스로 성장한 토스가 있다. 토스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서비스를 포함해 간편인증, 전자증명서 발행, 공과금 수납, 카드 신청 등 다양한 서비스를 벌인다. 토스의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높은 편의성, 그리고 불편했던 금융을 쉽고 간편하게 제공한다는 혁신성은 많은 MZ세대의 공감과 지지를 불러일으켰다. 쇼핑, 승차 서비스 등 비금융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바라볼 정도로 성장했다.
○금융사 슈퍼앱, 서비스 차별화 고민해야
최근 국내 금융회사들도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응하려 노력한다. 기존 방식이 여러 개 앱을 통해 개별적으로 제공하던 식이었다면, 이젠 단일 디지털 채널을 통해 상품·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특히 금융지주사들은 기존 계열사별 사일로(Silo) 비즈니스가 아닌 계열사 간 횡적(橫的) 연결을 통한 송객(送客) 및 데이터 확보라는 전략적 가치에 방점을 두고 금융 슈퍼앱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다만 금융사들이 추구하는 슈퍼앱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친화적이면서 원활한 경험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핵심 서비스인 금융을 중심으로 그와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종산업 간 파트너십을 통해 서비스 제공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네트워크 효과를 끌어올려야 한다.
또 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기 위해 사용자 피드백을 적극 활용·반영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성향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기반으로 라이프 스타일 관점의 고객 니즈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충족하고, 소비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지가 금융사의 슈퍼앱 생태계 구축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이재석 삼정KPMG 금융컨설팅부문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