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OTT가, 돈은 누누티비가"…콘텐츠 지운다더니 '길복순' 업로드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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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영업 않겠다" 공지해놓고
韓콘텐츠 여전히 무단 업로드
해외서버 두고 정부제재 회피
OTT 업계 피해 최소 4.9조원
"판권·제작비 고려하면 더 심각"

빠르면 3시간…피해 눈덩이

업계에선 이미 누누티비 운영에 따른 피해 규모가 최소 4조9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회 관계자는 “VOD 단가를 기준으로 추산한 것이기 때문에 부가 판권, 해외 유통 수익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피해는 집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OTT 업체들은 “끝이 안 보이는 게 더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 제재가 통하지 않고 있어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21년 10월 12일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0회에 걸쳐 접속 차단 조치를 했다. 그럴 때마다 누누티비는 수시로 대체 사이트를 만드는 방식으로 접속 차단 조치를 피했다. 누누티비는 도미니카공화국에 서버를 두고 있어서 단속이 쉽지 않다. 지난 2월 기준으로 누누티비 동영상 총조회수는 15억 회를 기록했다.
방통위 접속차단 역부족
불법사이트는 ISP가 아니라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 서버를 이용하면서 정부 제재를 피하고 있다. 국회에선 최근 ISP에만 해당했던 불법 사이트 접속 차단 의무를 CDN에도 부과하는 정보통신망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이 법안 역시 실효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CDN 사업자 대부분이 해외 기업이기 때문이다.누누티비의 영업 방식을 ‘벤치마킹’하는 ‘피클티비’ ‘티비나무’ 등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도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선 2000년대 초 ‘소리바다’처럼 음원과 영화를 무료로 불법 다운로드하는 게 흔하던 시절로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누누티비가 있는데 뭐 하러 돈 주고 넷플릭스를 보냐”며 가입을 해지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